◀ 앵 커 ▶
천안의 한 중소기업이 파손 물품 배상을
직원들에게 떠넘겼다는 의혹이 제기됐습니다.
계약직 직원들의 모임통장에서 배상하도록
했다는 건데 회사 측은 직원들에게
파손에 대한 경각심 차원이었고
나중에 돌려줄 계획이었다고 해명했습니다.
김광연 기자가 보도합니다.
◀ 리포트 ▶
천안의 한 제약회사 공장에서 제품 출고와
납품 등의 업무를 맡고 있는 한 업체.
의약품이나 건강식품 등을 주로 다루다 보니
작업 과정에서 제품이 파손되는 경우가 있는데,
올해 들어 파손 물품에 대한 변상을
회사 비용이 아닌 계약직 직원 30여 명이 속한
모임통장의 돈으로 메꾸기 시작했습니다.
해당 모임통장은 생일이나 명절에
선물을 주는 계약직 직원들의 사적인
용도로 만든 것인데, 이 돈이 물품 변상에
사용됐다는 겁니다.
모임통장에서는 세 차례에 걸쳐
150여만 원이 변상 명목으로 빠져나갔습니다.
제보자
"회사가 개인한테 그것도 단체 모임 통장을
통해서 납부를 하고 한다는 거는 부당하죠.
회사가 책임져야 할 부분까지 왜 직원들
사비로 충당을 하는지 묻고 싶어요."
회사 업무 과정에서 발생한 비용을
개인들의 사적인 돈을 사용해 치르도록
하는 것이 적절하냐는 문제에 더해
차별 논란까지 벌어지고 있습니다.
사무실 직원으로 불리는 정규직 직원들은
해당 모임통장에 돈을 내지 않고 있기
때문입니다.
제보자
"사무실은 안 낸다고 들었어요. 우리는 어차피
1년마다 계약을 하고 뭐 잘리면 그만이고
그러니까 그러는 것 같아요. 부당한 대우
받을까 봐 내는 사람도 있다고 생각도 들고요."
취재가 시작되자 해당 업체 측은
올해부터 제약회사가 파손 비용을
업체 측에 직접 부담하라고 해 시작된 일이며,
그동안 분실이나 파손으로 인한 비용이 많아
직원들이 경각심을 갖게 하려는 의도로
모임통장의 돈을 사용하도록 했다고
밝혔습니다.
또 향후 정산해 돌려줄 계획이었다고
입장도 전해왔습니다.
업체 측은 모임통장 돈으로 파손 물품을
변상하는 방식에 대해 모든 직원들의 동의를
얻지는 못했다며 직원들의 의견을 수렴해
향후 운영 방식을 고민하겠다고 말했습니다.
MBC뉴스 김광연입니다.
(영상취재: 양철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