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아동 학대 사건 그 이후
가해자인 부모와 분리됐지만
여전히 참혹한 현실에 던져진
아이들 이야기 계속 보도하고 있는데요,
매년 아동 학대사건은 늘고 있지만
이런 학대 아동을 보호할 수 있는 시설은
턱없이 부족합니다.
특히 일시보호시설은
대전과 세종, 충남을 포함해
전국 5개 시도에 한 곳도 없습니다.
김지혜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2년 전 기준, 전국 아동학대 신고 건수는
5만 3900여 건, 1년 전보다 27% 넘게
증가했습니다.
이 중 가해자가 부모인 경우는
80%가 훌쩍 넘습니다.
가해자와의 분리를 위해
부모가 있는 가정에서 데리고 나온
피해 아이들은 '학대피해아동쉼터'나
'일시보호시설' 또는 위탁가정에 보내집니다.
현재 전국의 쉼터는 125개.
하지만 한 곳당 정원이 5~7명 수준이다 보니
1년 내내 꽉 차 있는 경우가 허다합니다.
아동학대 수사관
"거기 꽉 차있죠, 항상 정원이. (차 있으면)
자기네 관내에 있는 양육 시설에다가 연락해서 '한 명 받아주세요' 이런 식인 것 같더라고요."
일시보호시설은 더 열악합니다.
전국에 마련된 일시보호시설은 17개.
그마저도 대전과 세종, 충남을 비롯해
전국 5개 시도에는 아예 시설이 없습니다.
임채홍 / 대전지검 수사관
"대전 같은 경우에는 지금 일시 보호 시설이
없어 가지고 일반 양육 시설에 애들을
일시 보호하게 됩니다."
지난 2020년 정인이 사건 이후
시설 확대가 추진됐지만, 2년여 동안
고작 4곳 느는 데 그쳤습니다.
지난 1월, 태어나자마자
엄마에게 버려진 소망이는
쉼터도 꽉 차고 일시보호시설도 없어
결국 보육원에 겨우 입소했습니다.
이정자/구세군대전혜생원원장
"14일 된 아기가 온다, 다 창고를 먼저 한 번 살펴봐라. 그리고 살펴보니까 있는 것보다
없는 게 더 많은 거예요."
학대를 받고 집에서 쫓기듯 나온 아이들.
치유는 고사하고 적어도 또 다른 형태의
고통이 되풀이되지 않도록 면밀한 지원이
필요해 보입니다.
MBC뉴스 김지혜입니다.
(영상취재: 황인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