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60년 전, 박정희 군사정권 당시
서산의 폐염전을 개간하는 과정에서
강제 노역과 강제 결혼 등 인권 유린이
발생했던 서산개척단 사건, 알고 계신가요?
진실화해위원회 2기에서 이 사건을
조사하기로 했습니다.
사건이 알려진 지 11년 만입니다.
김태욱 기자입니다.
◀리포트▶
지난 1961년, 박정희 군사정권은
사회 명랑화 정책의 하나로
대한 청년 개척단을 만들었습니다.
간척사업 명목 아래 고아와 청년, 여성 등
약 1,700여 명이 지금의 서산시 인지면
모월리 일대 폐염전으로 끌려갔는데,
이들이 맨손으로 250만㎡의
땅을 간척하는 동안 강제 집단 결혼과
성폭행 등 인권유린이 6년간 이어졌고,
백 명이 넘는 사람이 숨졌습니다.
◀INT▶
정영식 / 서산 개척단 피해자 (지난해 11월 대전MBC '모월리의 진실' 방영분)
"하루가 멀다 하고 하나씩 죽어 나가도
어떤 놈 거기서 사람 죽었다, 맞아서 죽은
사람도 있고, 영양실조 걸려서 죽은 사람도
있고 하는데 누구 하나 대변해주는 사람도
없고.."
이런 사연은 지난 2010년, 서산 개척단에
끌려갔던 형이 숨졌다며 사건을 조사해
달라는 요청이 진실화해위원회에 접수된 뒤
세간에 알려졌습니다.
(S/U)"조사가 불가능하다는 판단을 받았던
서산 개척단 사건은, 10년이 지나고 나서야
진상규명의 첫발을 떼게 됐습니다."
국민 280여 명이 이 사건의 재조사를 원했고
결국 진실화해위원회 2기에서 이를 받아들인
겁니다.
당시, 가구 3천 평씩 개간토지를 나눠
주겠다는 정부 약속이 지켜지지 않는 부분에
대해서도 조사가 이뤄집니다.
◀SYN▶
정근식 /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 위원장
"최선의 노력을 다해서 조사를 할 거고요.
거기에 관련된 토지문제나 정부의 약속이
왜 지켜지지 않았는가에 대해서도 주의하면서 조사를 하겠습니다."
앞서 대전 산내 민간인 학살 사건은
진실화해위원회에서 국가 권력에 의한
학살로 인정됐고, 현재 산내에 평화공원
건립이 추진 중입니다.
하지만 7천 명으로 추정되는 사망자
규모 등 진실 규명과 유해 발굴 작업은
여전히 현재 진행형입니다.
◀INT▶
임재근 / 대전 산내골령골 대책회의 집행위원장
"진실규명을 바라는 시민들의 신청으로만
조사가 될 수 있는 건 아니에요. 그 당시
가해자였던 국가 공권력이 숨기고 있는
많은 자료라든지 정보들을 밝혀내는 데 있어서 2기 진실화해위원회가 좀 더 적극적인 노력을 할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진실화해위원회 2기 활동은 3년,
국가권력에 의해 억울하게 희생당한
이들의 상처를 보듬을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진실 규명입니다.
MBC뉴스 김태욱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