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보이스피싱 수법이 날로
진화하고 있습니다.
애플리케이션을 설치하게 해
전화를 가로채는 건 예사고
경찰 추적을 피하기 위해
가상화폐로 돈을 요구하기도 합니다.
최근 한 남성이 보이스피싱으로
18억 원이 넘는 피해를 입었는데
대부분이 비트코인으로
가상화폐 피해액으로는 최대로 추정됩니다.
윤웅성 기자입니다.
◀리포트▶
지난달 초 50대 남성에게
자신을 검사라고 밝히며
전화 한 통이 걸려왔습니다.
보이스피싱범 녹취(음성변조)
"사건 내용을 제 3자에게 발설하시거나
아니면 주변 사람과 공동으로 조사에
임하고 있다거나 사건 내용에 대해서
거짓 진술하셨을 때 이때는 본인 앞으로
2년 이하의 징역(처할 수 있다)"
피해자 명의의 통장이 범죄에
이용됐고 수사에 협조하지 않으면
처벌받을 수 있다는 등
전형적인 보이스피싱 수법이었지만
전문적인 법률 용어를 쓰면서
공소장까지 보내오는 데 더 이상
의심할 수 없었습니다.
금융위원회에 전화 확인도 해보라고
했지만 앞서 설치하게 한 애플리케이션이
이미 전화를 가로채 의미가 없었습니다.
뒤늦게 보이스피싱임을 깨달았지만
이미 예금은 물론 담보대출까지 받아
17억 원을 넘긴 뒤였습니다.
A 씨 부인
"한 달에 갚아야 할 이자만 2천만 원
나오는 걸로 알고 있어요. 보이스피싱이라는
사건을 남편이 처음에 인지하게 됐을 때,
저희 남편이 좋지 않은 생각을 할까 봐
마음이 너무 초조하고, 마음을 놓을 수가
없었어요."
특히 이들은
경찰 추적과 지급 정지 등을
피하기 위해 17억 원을 비트코인을 구매해
보내게 했는데 보이스피싱 가상화폐
피해 사례로는 최대 규모로 추정됩니다.
이들은 또 직접 만나 1억 원의 돈을
더 챙기는 대담함도 보였고
범죄 연루를 운운하며
20일 넘게 피해자를 몰아세워
일거수일투족을 보고 받고 지시하면서
의심할 틈을 주지 않았습니다.//
경찰은 현금 수거책을 추적하는 한편,
가상화폐 거래소에 압수수색 영장을 신청해
보이스피싱범들에게 흘러간 가상화폐의
행방을 쫓고 있습니다.
MBC뉴스 윤웅성입니다.
(영상취재 : 양철규, 그래픽 : 정소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