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가정에서 학대받는 아동을 신속하게
보호하기 위해 지난 2021년부터
즉각 분리제도가 시행되고 있는데요,
그런데 가해자가 부모이다 보니
생필품조차 없이 쫓겨나듯 분리된
아동들은 경제적 어려움에 직면하는 게
현실입니다.
김지혜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지난 1월 말, 태어나자마자 과호흡으로
대전의 한 대학병원으로 옮겨진 소망이.
친모는 소망이를 유기한 채 달아났고
아기는 생후 보름도 안 돼 아동복지시설에
맡겨졌습니다.
이정자/구세군대전혜생원 원장
"선생님이 자기 아이가 쓰고 있는 그 싸개를
가지고 아이를 싸서 여기를 오게 됐어요.
그리고 달랑 옷 한 벌 가지고 왔는데
없는 거죠, 아무것도"
시설에 있는 아이 33명 중 6명은
신체나 정서적 폭력, 방임, 유기 등
학대 피해 아동입니다.
문제는 아동 학대의 83% 이상이
가해자가 부모이기 때문에,
아동들은 속옷 등 기초 생필품도 없이
입소하는 경우가 많다는 겁니다.
임시 보호를 받는 학대 피해 아동에게
나오는 정부지원금은 하루 만 8천 원.
아픈 아이의 병원비까지 충당하기엔
턱없이 부족한 금액입니다.
황정환/대전지검 수사관
"(학대 피해 아동에 대한) 치료비가 공적
지원이 없었던 겁니다. 저희는 다른 기관에
분명히 어떤 제도적으로 지원을 할 수 있을
줄 알았는데 없어서..."
물론 학대 피해자들은 검찰청 내
범죄피해자지원센터를 통해서 경제적
지원을 받을 수 있지만 한계가 있습니다.
지난해 대전 아동학대 사건은 625건으로
전년보다 60% 넘게 증가했지만,
대전 범죄피해자지원센터에서
학대 피해 아동에게 경제적 지원을
한 경우는 현재까지 단 6건에 불과합니다.
피해자가 미성년이기 때문에
법정 대리인이 신청해야 하고
또 가해자인 부모에게 지원금이 돌아갈
우려가 있어 소극적으로 운영한 탓입니다.
임채홍/대전지검 수사관
"기관 계좌로 저희가 경제적 지원금을
보내 주면 기관에서 관리를 하면서
아이들을 도와줄 수도 있고요."
대전지검은 최근 직권으로 피해 아동
20명에게 4700만 원을 지원하는 한편,
사각지대에 있는 학대 피해 아동들에 대한
관리를 강화한다는 방침입니다.
MBC뉴스 김지혜입니다.
(영상취재: 신규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