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태풍은 특히 수확을 앞둔 농민들에게
큰 악재였습니다.
태풍으로 떨어진 과일이 썩는 등 2차
피해까지 우려되고 있지만 수확철에 추석
명절이 코앞이라 일손 부족으로 2중고를
겪고 있습니다.
김윤미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봉지에 싸인 배가 땅바닥에 나뒹굽니다.
어른 주먹보다 큰 배도
태풍을 맞고 떨어져 여기저기 상처가 났습니다.
추석을 맞아 수확을 앞둔 배는 물론,
다음 달 미국과 대만 등으로 수출할 배까지
몽땅 피해를 봤습니다.
[이연옥/배 재배 농민]
"올해는 (낙과율이) 30~40%니까 이 정도예요.
그렇죠, 마음이 아픈거야 말로 다 못하죠."
흠집이 난 배와 사과는 사나흘이면
바로 썩어 2차 피해도 우려되는 상황.
쓸만한 배를 골라 배즙을 만들고 싶어도
아직 설익어 그냥 버려야 할 판입니다.
[홍세웅/배 재배 농민]
"깨지면 금방 부패가 되고 그래서.. 그리고 아직 당도는 어느 정도 올라와 있는데 산(신맛)도 아직 안 빠져있고 그래서 가공용도 (못해요).."
전국적인 배 주산지인 천안에서만
700여 농가에서 940ha의 낙과 피해를 입는 등
충남에서만 2천 ha의 피해가 집계됐습니다.
결국, 썩기 전에 서둘러 치워야 하는데
수확철인데다 추석 명절이 코앞이라
복구에 드는 일손이 턱없이 부족합니다.
충남도와 시·군, 농협 직원들까지
급히 낙과 줍기에 나서야 할 지경입니다.
[이용철/천안시 농업정책과 주무관]
"직접 나와서 보니까 배가 제가 생각했던 거보다 더 많이 떨어져 있었고요, 그래서 자원봉사자들도 많이 왔으면 좋겠고."
태풍 '링링'이 몰고 온 회오리바람에
논도 곳곳이 쑥대밭으로 변했습니다.
겨우 논에 물은 뺐지만 농민 혼자
쓰러진 벼를 세우기에는 역부족입니다.
[송봉옥/벼 재배 농민]
"80 (먹은) 늙은이가 허리도 아프고 해서 할 수가 없어. 더군다나 서로 명절 쇠러 가고 그러니까 사람도 구하기도 어렵고..."
충남도와 농협 충남지역본부는
복구의 손길이 절실한 농촌에 도움을 줄
자원봉사자들의 신청을 전화로 받는다며
참여를 당부하고 있습니다.
또, 직거래 장터나 온라인 쇼핑몰을 통해
낙과 팔아주기 행사도 열기로 했습니다.
MBC 뉴스 김윤미입니다.
(영상취재: 윤재식
화면제공: 예산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