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 커 ▶
지난달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이 주변
소상공인들과 정치권의 강한 반발에도 원도심인
대전 중구를 떠나 유성구로 이전했는데요.
갑작스러운 이전에 건물 관리업체는
10억 원이 넘는 보증금 반환에 애를 먹고 있고,
예고된 공동화 사태에 주변 상인들의 시름도
커지고 있습니다.
소진공이 떠난 빈자리 김광연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지난달까지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이 입주해
있던 대전 중구의 대형 건물입니다.
사무실마다 아직 옮기지 않은 가구 등
집기류가 남아 있습니다.
건물 관리 업체 측은 아직 새로운 세입자를
찾지 못하고 있습니다.
소진공은 1년간 연장 계약을
마친 지 10여 일 만인 지난 4월 중순 갑자기
이전을 통보한 뒤, 지난 달 실제 이전을
완료했습니다.
3개월 전 통보하면 계약 기간에 구애받지 않고
이전할 수 있다는 특약을 근거로 들었습니다.
관리업체 측은 갑작스런 이전으로
재무적 어려움이 크다며 보증금 10억여 원을
기존 계약 만료 시점 또는 새 업체의 입주가
이뤄질 때까지 유예해달라고 호소했습니다.
건물 관리업체 관계자
"(소진공이) 갑작스럽게 나간다고 통보를 하게
됐고, 언론까지 배포가 되면서 담보대출이
중간에 실패하게 되는 상황이 됐고. 보증금을
즉시 납부하기에는 회사 재무적 여건이
어려움이 있고.."
하지만, 소진공 측은 임대차 계약서를 준수해
보증금 반환을 진행하겠다는 입장으로,
반환이 여의치 않으면 법적 절차를 진행하겠단 강경한 입장을 밝혔습니다.
직원 400여 명이 한 번에 빠져나간
원도심 상권도 우려했던 피해가 현실화하는
모습입니다.
같은 건물에 있던 식당은 매출이 5분의 1가까이 감소했다고 말합니다.
임창환 / 건물 입점 식당 점주
"나가기 전후로 비교했을 때는 대략 한 20%.
객수로 따졌을 때는 (하루) 40~50명 정도.
하루하루를 버티는 입장에서는 버틸 수 있느냐
없느냐를 선택하게 되는.."
앞으로 이곳에서 계속 장사를 해야 하나
고민하는 곳도 적지 않습니다.
김태훈 / 인근 식당 점주
"뭘 바라보고 장사를 해야 할지를 모르겠는
거예요. 시청도 이사 가고, 조금 있으면
중부경찰서도 이사 가고. 다 이사 가면 여기서 장사할 의미가 없는 거예요."
"매출 감소 등 상인들이 우려하던 피해가
현실화하면서 대책을 요구하는 주민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대전시 산하 공공기관 이전 등
실질적 대책은 구호에 그칠 뿐 아직 구체적으로
진행되는 것은 없어 공동화가 장기화될 조짐까지 보이고 있습니다.
MBC뉴스 김광연입니다.
(영상취재: 황인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