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요즘 공직사회를 떠나는
젊은 공무원이 늘고 있습니다.
일과 스트레스는 많지만,
처우는 보잘것없어 '공노비'라는
자조 섞인 목소리도 나온다고 하는데요.
젊은 공무원의 이야기를
이승섭 기자가 들어봤습니다.
◀리포트▶
30대 공무원 김 모 씨는 5년 전,
주민센터에서 일할 때 스트레스가
극심했습니다.
대민 업무를 맡았는데,
수시로 악성 민원에 시달렸고
민원인에게 폭행당할 뻔한 적도 있었습니다.
김 모 씨 30대 공무원
"'나는 왜 이렇게 당연한 말씀을
드리면서까지 욕을 먹어야 하는가.'
다른 것을 할 수 있는 시기이기도 하고...
도저히 안 되겠다."
저녁도, 주말도 없이 일하는 날도 잦았습니다.
김 모 씨 30대 공무원
"새벽 2시에 혼자 퇴근하고 자고
다시 출근해서 또 새벽 1시에 퇴근하고...
그것을 1주일, 2주일 한 적도 있어요."
이렇게 일해도 낮은 연차의 공무원은
박봉에 시달립니다.
현재 초임인 9급 공무원이 손에 쥐는 월급은
2백만 원이 채 안 됩니다.
이 모 씨 3년 차 공무원
"2백(만 원)이 안 되는 정도가 아니고
정말로 최저임금에도 훨씬 못 미치거든요.
그런데 그것을 모르고 들어온 사람이
태반이에요."
다른 조직보다 경직되고 폐쇄된 조직 문화도
젊은 공무원들이 적응하기 어려운 요소입니다.
이 모 씨 3년 차 공무원
"'쟤는 MZ, 쟤 일은 잘하는데 융통성 없고
인간관계 없어.' 이렇게 한 번 낙인이 돼
버리면 그것을 돌이킬 수가 없는 것 같아요."
근무 연수가 5년 미만인 공무원 150명이
퇴직했습니다.
이 가운데 일한 지 1년도 안 된 신입 공무원이
1/3을 넘었고, 근무 연수가 적을수록 그만두는
공무원이 많았습니다.
내년 공무원 임금 인상률이 3% 안팎에 그치자
공무원의 처우 개선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박종옥 대전공무원노동조합연맹 위원장
"(최근 3년 동안) 물가 상승률에 비해서
공무원 봉급 인상률이 -7.4% 정도가 (됩니다.)
이렇게 홀대하면서 어떻게 국가를 위해서
열심히 일할 수 있겠느냐."
올해 9급 국가공무원 채용시험의 경쟁률은
31년 만에 가장 낮았습니다.
MBC 뉴스 이승섭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