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국립대전현충원에 걸려있던 이른바
'전두환 씨 친필 현판'이 35년 만에
철거됐습니다.
대신 안중근 의사의 글씨체로 제작된
현판이 오늘 첫 선을 보였는데,
5·18 광주 민주화운동 40주년을 맞아 역사
바로잡기의 첫걸음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큽니다.
김태욱 기자입니다.
◀리포트▶
국립 대전현충원 현충문에 걸린 현판이
투명한 비닐에 덮힌 채 서서히 땅 아래로
내려옵니다.
전두환 씨 친필 현판이 철거되는 순간입니다.
빈자리에는 안중근 의사의 글씨체로 제작된
현판이 새로 걸렸습니다.
"전두환 친필 현판이 안중근 의사의
글씨체로 만들어진 현판으로 교체되기까지는
무려 35년이 걸렸습니다."
안중근 의사의 의지와 기개가 담긴 이른바
'안중근체'는 지난해 하얼빈 의거 110주년을
기념해 만들어졌는데, 현충시설에 사용된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임성현 / 국립대전현충원장]
"지난해부터 시민단체와 국회 등에서 교체
요구가 있어 각계의 의견수렴을 거쳐서 교체하게 됐습니다."
전두환 친필 현충문 현판을 철거할 것을
끊임없이 요구해 온 시민단체들도 현판 교체
소식에 환영했습니다.
[혜문 / 문화재제자리찾기 대표]
"내란죄로 처벌받은 사람의 현판이 국립 대전현충원에 있었다는 것이 그동안 매우 부적절하다고 저희들이 계속 주장하고 철거운동을 진행해 왔는데요. 뒤늦게라도 성과를 내게 돼서 참 다행스럽다고 생각합니다."
전두환 씨가 쓴 글씨로 탁본을 떠 만들어진
기존의 현충문 현판은 국가기록원에
보관됩니다.
국가보훈처는 이르면 다음 달쯤엔 전두환 씨의
필체로 탁본을 떠 만든 국립대전현충원
헌시비도 철거한 뒤 새로 만들 예정입니다.
5·18 광주 민주화운동 40주년을 맞아 역사
바로잡기. 그 첫걸음이 시작됐습니다.
MBC뉴스 김태욱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