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금강 기획보도 순서입니다.
비단빛 물이 흐른다 해서 이름 붙여진 금강은
충청인의 역사와 혼이 깃든 강이죠.
세종시 부강면에서 공주 고마나루 일대까지
금강 중류 유역의 옛이야기를 취재했습니다.
김태욱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대청댐을 지나온 금강물이 계곡 사이로
굽이쳐 흐르는 곳.
모래톱이 켜켜이 쌓여있는
세종시 부강면 일대입니다.
이곳은 육상 교통로인 경부선이 놓이기 전까지 지역민들이 각종 해산물과 농산물을 맞바꾸던 금강 수로 무역의 종착점이었습니다.
[임재한 / 세종시 문화관광해설사]
"배가 들어온다고 하면 몇천 명이 와서 문전성시를 이뤘다고 그래요. 소금하고 바꿔가고 또 고기하고 바꿔가고 이런 곳이었는데 지금
이제 안타깝게도 대청댐이 생기고 물을 막고
그러는 바람에 물이 많이 줄었거든요."
"이곳 세종시 부강면 일대는 북쪽으로
향해 흐르던 금강 물길이 서쪽으로 방향을 트는 시작점이기도 합니다."
금강을 따라 서쪽으로.
예부터 곰나루로 불렸던 웅진,
지금의 공주 일대에는
암곰에게 사로잡혀 연미산에서 함께 살던
사냥꾼이 곰과 자식을 둔 채 금강을 건넜다는
곰나루 전설이 오랫동안 이어지고 있습니다.
[박종익 / 충남대 충청문화연구위원]
"저만큼 떠나가는 사냥꾼 남편을 부르는 거죠. 대답이 없으니까 자식을 하나씩 물에다 던집니다. 던지고 끝내 대답도 없고 돌아보지 않으니까 자신도 투신해서 죽게 됩니다. 그것이 연유가 돼서 곰나루라고 하는 전설이 생겼다고 합니다."
"곰나루 전설은 금강을 타고 일본에 전해져 8세기 초 일본에서 간행된 일본서기에 구마 나리라는 지명으로 기록돼있습니다."
고마나루 언덕 한편에는
오랜 시간 곰나루 전설을 전승해온 지역민들의 마음이 깃든 '곰 사당'도 자리해있습니다.
[박종익 / 충남대 충청문화연구위원]
"여기서 투신한 곰 일가족의 영혼이 말하자면 배를 뒤집는 거다 생각하고 그 영혼을 위로하자 그런 뜻에서 금강 나루인 곰나루 남쪽에다 제단을 세우고서 제사를 지냈다 합니다."
물류수단이 변하고 댐 공사로
부강면 일대 포구는 점차 사라지고,
유구한 옛이야기가 흐르던
곰나루 웅진의 모습도 달라졌지만
금빛 강물 곳곳에 서린
충청인들의 추억과 옛이야기들은
천리길을 따라 오늘도 유유히 흐르고 있습니다
MBC뉴스 김태욱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