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웃는 얼굴, 귀여운 외모로 유명한
멸종위기종 토종 돌고래인 상괭이,
충남 태안의 바닷가에서
썰물에 미처 빠져나가지 못한
상괭이 한 마리가 고립됐다 관광객과 주민,
해경의 도움으로 극적으로 바다로
되돌아갔습니다.
혹시 생명을 잃을까 한 시간이나 바닷물을
끼얹고, 경운기까지 동원하는
구조 작전이 펼쳐졌습니다.
김윤미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충남 태안군 곰섬 인근 바닷가.
어민이 몰고 온 경운기 위에서
토종 돌고래 상괭이가 가쁜 숨을 헐떡입니다.
해양경찰관 두 명이 조심스레
몸통을 들어 바닷물에 내려놓았지만,
좀처럼 헤엄치지 못합니다.
"(여기가) 너무 얕아서 들어야 되겠는데?"
바다 쪽으로 다시 100여 m를 들어가
상괭이를 놓아주자 이번에는 꼬리를 움직이며
조금씩 바다로 나아갑니다.
"살아났구나, 이쪽이야, 이쪽..서해는 이쪽이야."
썰물로 바닷물이 빠진 돌무더기 위에서
길이 160cm가량의 상괭이 한 마리가
옴짝달싹도 못한 채 발견됐습니다.
먹이를 찾아 해안가 가까이로 왔다가
썰물에 미처 빠져나가지 못하고 고립된 겁니다.
때마침 휴가를 온 관광객의 눈에 띄었고,
가쁜 숨을 몰아쉬는 걸 보고
살아있다며 곧장 경찰에 신고했습니다.
혹시 몸이 마르지 않을까
한 시간이나 쉬지 않고 바닷물을 끼얹었습니다.
[신재환/상괭이 최초 발견 관광객]
"움직임이 없어서 그랬는데 얘가 숨을 쉬더라고요. 갯벌이라서 땅 파서 물 받아서 뿌려주고 받아서 뿌려주고 그랬어요, 계속…."
경찰이 도착했지만 이번에는
썰물로 빠진 2km 떨어진 바다까지
상괭이를 옮기는 게 문제.
성인 남자 두 명이 겨우 들 정도로
무게가 4,50kg에 달하는 상괭이 이송을 위해,
근처에서 바지락을 캐던 어민의 경운기가
마치 구급차처럼 투입됐습니다.
[김영일/태안해양경찰서 안면파출소 순경]
"바다까지 걸어가기는 너무 버거워서 우선 내려놓고, 옆에 (바지락) 작업하시는 주민분들에게 경운기를 섭외해서..."
둥근 머리에 웃는 얼굴이어서
'웃는 돌고래'로 불리는 토종 돌고래 상괭이는 서해에서 가장 많이 발견되지만,
개발로 서식지가 훼손되고, 그물에도 걸리면서
해마다 천 여 마리가 죽어갑니다.
하지만 이번에 고립된 상괭이만큼은
관광객과 어민, 그리고 해경의 구조작전으로
무사히 바다로 되돌아갔습니다.
MBC 뉴스 김윤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