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 커 ▶
아산의 한 주택가 한가운데에
누군가가 가축 배설물 수백 톤을
무단으로 매립했습니다.
주민들은 벌레가 들끓고 악취가 극심한데도
아산시가 안이한 대응으로 일관했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아산시는 무단 매립한 사람들이 허위 진술을 해
대처가 늦어졌다고 해명했습니다.
이승섭 기자입니다.
◀ 리포트 ▶
아산의 한 주택가.
축구장 두 개 면적에 가까운 밭이
검은 비닐로 뒤덮여 있습니다.
비닐을 들춰보니 거뭇한 이물질이 가득합니다.
퇴비로 쓰이는 닭의 배설물입니다.
"가축 배설물 위로 이렇게 비닐을 덮어놓았지만, 여전히 심한 악취가 진동하고 있습니다."
이달 초, 누군가가 이곳에 덜 발효된 퇴비인
닭 배설물 160톤을 무단으로 뿌렸습니다.
주변에는 3천 가구 넘게 사는 아파트 단지와
초등학교, 중학교가 밀집해 있어
주민과 학생들이 극심한 고통을
호소하고 있습니다.
인근 상인
"애들이 밥을 못 먹었다. 국민신문고에 올리고, 냄새가 심하다고 학생들이. 저도 구토했어요."
악취에다가 벌레까지 들끓어
상인들은 장사를 하지 못할 정도입니다.
인근 음식점 업주
"파리가 지금은 이 정도지만, 그날은 낮에도 밖에서 엄청 많이 나왔어요. 냄새 때문에 손님들이 식사를 못 하세요."
주민들은 아산시에 수많은 민원을 넣었지만,
비닐을 덮는 대책 말고는
현장 확인조차 없었다며 분통을 터뜨립니다.
아파트 주민 대표
"'사진으로 보고받고 행위자에게 유선으로 해당 행위를 했음을 확인하였다'라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저희는 소극 행정 때문에 계속 고통을 받고 있는데..."
아산시는 토지 관리인이 작물을 심으려고
퇴비를 뿌렸는데, 시가 이를 검사한 결과
발효가 덜 돼 퇴비로 부적합 하다는 판정이
나왔다고 밝혔습니다.
강한용 / 아산시 환경보전과장
"옥수수를 재배하려고 반입했는데, 운반업자가 양계장에서 부숙이 덜 된 계분을 이쪽으로 반입해서..."
또, 가축 배설물을 뿌린 당사자가
퇴비의 출처를 허위로 진술해
조사와 대처가 늦어졌다고 해명했습니다.
아산시는 가축 배설물을 반출한 농장주와
운반업자, 살포한 당사자 등 모두 4명을
형사 고발하고, 이들에게 원상복구 명령을
내릴 방침입니다.
MBC 뉴스 이승섭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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