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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투데이

갈 곳 잃은 국내 마늘..타는 농심/투데이

◀앵커▶

정부가 치솟는 물가 안정을 위해

중국과 일본 등으로부터 낮은 관세를 적용한

농산물을 수입할 것이라고 밝혔는데요.



하지만 농민들은 가뭄과 치솟은 생산비로

가뜩이나 힘든 상황에서 저렴한 수입 마늘에

치여 어려움이 더 커질 것이라고 반발하고

있습니다.



박선진 기자입니다.




◀리포트▶



70여톤에 달하는 마늘이

창고 천장까지 쌓여 있습니다.



지난해 가을부터 올해 6월까지 키워낸

마늘인데, 마늘값이 오른 요즘 정작 갈 곳을

잃은 겁니다.



어찌된 일일까.



저렴한 수입 마늘을 들여올 것이라는

정부 발표에 산지 중매인들이 상대적으로

비싼 국내 마늘 경매를 포기했기 때문입니다.




염만규/마늘 재배 농민

"기름 뿌리고 불 지르고 싶은 심정입니다.

차라리 이렇게 될 바에는 그렇게 하고

말아야지 이걸. 그러면 지금 사람이 내년에

또 농사를 또 지어야 되는데.."



지난 22일 정부는 8천 톤에 달하는

신선 통마늘과 1,700톤의 깐마늘에

관세를 50% 깎아주는 수입권 공매

입찰 공고를 냈습니다.



폭등한 농산물 가격의 안정화를 위해

정부가 적극적으로 수급 관리에 나선다는

이유였습니다.



하지만 산지 농민들의 반발이 거세지고

있습니다.



올해 극심한 가뭄으로 생산량은 줄고

인건비와 기름값 등의 상승으로 생산비 자체가 높아져 이미 힘든 상황인데 정부 발표로

어려움이 더 가중됐다는 겁니다.




최재석/전국마늘생산자협회 경남도지부장

"마늘 시장 상황을 더 지켜보고 대책을

충분히 검토해 수급대책을 발표해야 한다는

농민들의 목소리는 무시되었다."



농민들은 물가 상승의 원인을

생산비가 폭등한 농민에게 전가하는 건

가혹하다며, 마늘값 폭락이 벌써 현실화되고

있다고 지적합니다.




김경수/전국마늘생산자협회 정책위원장

"홍수 출하라는 단어를 써도 될 거예요.

빨리 팔아치워야 되지 더 갖고 있다가는

가격이 또 떨어진다. 이제 이런 현상들이

농민들한테는 존재를 하게 된 거죠.

불안하다는 거죠."



치솟는 물가 안정은 물론 중요하지만,

농민들의 생계와도 직결되는 마늘을 비롯해

무, 배추 등 5대 품목에 대해서는 정부

수급조절위원회 논의가 부족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설득력을 얻고 있습니다.




김성훈/충남대 농업경제학과 교수

"농민 대표와 같이 수급조절위원회 등과

협의해서, 만약에 그게 안 됐다면은 조금

아쉬운 면은 있는 거고요. 정책을 반영할 때

좀 더 협의가 더 많이 되면은 좋지 않았을까.."



8월 초 입찰 공고 기간이 끝난 뒤

본격적으로 수입 농산물이 들어오면 물가

잡기에 나선 정부와 생존권을 지키려는

농민간의 갈등은 더 확산될 전망입니다.



MBC 뉴스 박선진입니다.



(영상취재 : 양철규)
박선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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