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강한 번식력으로 주변 식물을
말려 죽이는 생태계 교란 식물들은
골칫꺼리지만, 일일이 손으로 없애야 해
번식을 억제하는 일이 쉽지 않았는데요.
국내 연구진이 센 물살로
생태계 교란 식물을 제거하는 기술을
개발했습니다.
이승섭 기자입니다.
◀리포트▶
북아메리카가 원산지인 덩굴성 식물 가시박.
주변 식물을 휘감고 1년에 25m나 자라
가시박에 뒤덮여 광합성을 하지 못한 식물은
말라죽는데 지난 2009년, 생태계 교란종으로
지정됐습니다.
국내 연구진이 개발한 새로운 가시박 제거
기술.
강한 물살을 뿌리자 가시박 덩굴줄기가
찢겨 나갑니다.
철조망을 감싼 가시박도 마치 가위로
잘라지듯 물살에 떨어져 나갑니다.
박홍현 가시박 제거 전문가
"고압 살수기로 하는 작업은 5배 정도
빠르고, 그리고 안전도, 훨씬 작업하는 데
있어서 안전하죠."
국내 연구진이 개발한 가시박 제거 기술은
다른 식물에 피해를 주지 않고, 오로지
가시박만 없앱니다.
가시박 줄기가 다른 식물보다 약하다는 점에
착안해 수압을 조절해 가시박만 골라
제거하는 원리입니다.
홍선희 한경대 식물자원조경학부 조교수
"물로 쏘게 되면 가시박 줄기는 끊어지면서
기존에 있었던 다른 직립하는 식물들의
줄기는 상대적으로 질기거든요.
잘 잘리지 않습니다."
또, 다른 식물과 달리 가로로 자라는 덩굴의
성질을 포착해 아예 세로로 칼날을 세운
예초기도 등장했습니다.
1년생 식물인 가시박의 번식을 막으려면
꽃이 피기 시작하는 이달 중순까지 제거해야
하는데, 2년만 적기에 없애면 번식을
효과적으로 차단할 수 있습니다.
고완배 충남도 생태환경팀장
"예산 투입 대비 제거 효율이 높아서
가시박 퇴치에 많은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연구진은 내년까지 다른 생태계 교란 식물에도
이 기술을 적용할 수 있는지 실증한 뒤
충남도를 비롯한 일선 지자체와 업체에
보급할 계획입니다.
MBC 뉴스 이승섭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