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오늘 반짝 해가 나면서
이번 집중호우로 물 속에 잠겼던
집과 가게, 논밭도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당장 어디서부터 손을 대야할 지
막막한데 또다시 큰 비가 예보돼
주민들의 속은 타들어 갑니다.
금강과 가깝고 저지대에 있어
이번 폭우로 마을 전체가 잠겼던
공주의 한 마을을 다시 찾았습니다.
고병권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도롯가에 성인 가슴 높이까지
물이 차오른 공주 옥룡동 일대,
주차된 차량은 물에 완전히 잠겼고
119구조대원들은 고무보트를 타고
인명 구조에 나섰습니다.
물이 빠진 수해 현장을 다시 찾았습니다.
교회 지하실은 천장이 폭탄을 맞은 듯
그대로 무너져 내렸습니다.
발목까지 물이 차는 바닥에도
깨진 유리창 등 잡동사니가 가득한데,
한쪽에 놓인 성경만이 이곳이 교회임을
확인시켜 줍니다.
근처의 요양 센터도 마찬가지입니다.
물에 젖은 천장 패널을 뜯어내고
부서진 출입문도 모두 밖으로 옮깁니다.
직원을 총동원하고 외국인 노동자까지
고용했지만, 일손은 부족하기만 합니다.
김명희 / 00 요양센터 원장
"외부에서 들어오시는 자원봉사자들이 생기면 해주겠다는 답변을 어제 오후에 받았어요.
그런데 이 시간까지도 투입은 안 됐고."
일반 가정집도 사정은 마찬가지입니다.
장맛비가 잠시 소강상태에 접어들면서
복구에 속도를 내고 있지만, 비에 젖은 물건
가운데 건질 수 있는 건 거의 없습니다.
유영자 / 공주시 옥룡동
"아유 다 버렸어요. 다 버려야 돼. 다 썩고
그런 걸 말릴 수도 없고 버려야지 어떡해요."
"수해를 입은 마을 도로 곳곳에는 침수된
가재도구들이 산처럼 쌓여있습니다.
또, 다시 예고된 장맛비에
마음은 더 바빠지고 잠을 자거나 식사하는 것도 잊어버릴 정도입니다.
주규석 / 수해 주민
"참담하죠. 잠도 못 자고 그런 정도예요.
(식사는 하셨나요?) 식사 못 했습니다.
식사할 정신이 없죠."
한편, 일부 주민들이 공주시가
금강과 연결된 옥룡 배수구의 수문을
장맛비가 한창이던 지난 주말 오전 닫은 것을
이번 수해의 원인으로 지목하는 가운데,
공주시는 당시 금강물이 역류해 더
큰 피해를 막기 위해 내린 조치였지만, 규정상
문제는 없는지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MBC 뉴스 고병권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