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 커 ▶
공주의 한 초등학교 교장이 수학여행
사전 답사를 가면서 자녀들과 함께
해외여행을 다녀왔다는 소식 전해드렸죠.
그런데, 옆 마을 학교에서도
교장이 수학여행 사전답사를 빌미로
골프를 치러 갔다는 의혹이 불거졌습니다.
학교장들이 멋대로 교육 예산을 쓰는 데도
교육청은 단 한 건의 비리도 적발하지
못했습니다.
제보는 MBC, 윤소영 기자입니다.
◀ 리포트 ▶
학생 수가 40여 명인 공주의 한 초등학교입니다.
지난 3월, 이 학교 교장은 교사 한 명과
상반기에 계획된 수학여행을 위해
2박 3일 동안 제주에 사전답사를 갔습니다.
1인 당 평균 약 60만 원의 경비가
학교 예산으로 지출됐습니다.
"그런데, 사전답사를 간 교장이 일정에
참여하지 않고 제주에 있는 골프장을 갔다는
의혹이 불거졌습니다."
이틀 동안 아내와 제주에서 골프를 친다는
사실을 교장이 직접 주변에 알리고 다녔고,
심지어 골프를 쳤을 때 날씨까지 좋았다는
구체적인 후일담까지 전했다는 겁니다.
00교육청 소속 직원
"직원들이 있는 자리에서 '수학여행 사전 답사를 갈 건데 나는 골프 칠 거다'라고 들었습니다."
이에 대해 해당 교장은 골프장을 간 사실이
없다면서도 답사한 장소와 내용을 묻는
취재진 질문에는 제대로 답변하지 못했습니다.
공주 00 초등학교 교장
"제가 몸이 그렇게 좋지 않았어요. 그래서
될 수 있으면 교무부장보고 답사하라고 하고
차 안에 많이 있었던 기억이 나고..."
정작 이 교장은 답사 한달 후 실제 수학
여행에는 개인 사정을 이유로 참여하지
않은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충남교육청 지침에 따르면, 현장을 답사한
담당자는 학생 안전을 위해 반드시
실제 체험 학습 일정에 동행해야 하는데
이 원칙조차 지켜지지 않은 겁니다.
학교장들의 사전 답사비 횡령 문제가 잇따르고 있지만, 교육청의 감사 제도는 유명무실했습니다.
실제 최근 5년간 충남교육청은 유치원과
초·중·고 9백 곳을 대상으로 사전답사 감사를 진행했지만 단 한 곳의 비리도 적발하지
못했습니다.
예산을 사용한 내역이 담긴 서류로만 감사를
진행하다보니, 실제 횡령 행위가 있더라도
자료를 조작하면 적발이 어렵다는 겁니다.
다만 의혹이 불거진 두 학교 교장의 경우,
현장 감사를 실시해 내부 증언 등을 확인하고 위반 사항이 있다면 징계 등을 내리겠다고
밝혔습니다.
MBC뉴스 윤소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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