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 커 ▶
410g. 휴대전화 2개를 합친
몸무게로 세상에 나온 쌍둥이 형제가 있습니다.
국내에서도 사례를 찾을 수 없을 만큼 작아
생존 가능성이 희박했는데 태어난 지 다섯 달 만에 무사히 오늘 퇴원 수속을
밟았습니다.
윤소영 기자입니다.
◀ 리포트 ▶
어른 손바닥보다 작은 크기의 아기가
신생아 중환자실 인큐베이터로 급히
옮겨집니다.
숨을 제대로 쉬지 못해 응급처치를
하고 있는 겁니다.
의료진
"센서만 좀 감아주세요. 석션 할게요."
몸무게 410g. 정상 아기의
10분 1 수준입니다.
임신한지 5개월 만에 엄마의 양수가 터져
예정일보다 다섯 달 넘게 일찍
태어났습니다.
한 명도 아닌 두 명, 일란성 쌍둥이였습니다.
의료진
"그러면 여기서 이거(보조장치)를 빼주세요.
빼겠습니다."
초저체중아로 태어난 강우, 강민이는
태어난 순간부터 매일매일 고비였습니다.
형 강우는 몸무게 1kg도 안됐을 때
괴사성 장염이 생겨 수술을 받았고
동생 강민이는 태어나자 마자
가슴막안에 공기가 차 흉관삽입술을
받은 뒤 인공호홉기에 의지해야 했습니다.
몸무게 410g의 일란성 쌍둥이 조산은
국내에서도 첫 사례여서 생존가능성도
가늠할 수 없었습니다.
의료계에선 보통 임신 22주, 몸무게가 500g
이상은 돼야 살 수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김기현 / 쌍둥이 아버지
"이름이라도 있어야겠다 싶어서 그다음 날 바로 출생 신고하고...(병원에서) 전화 올 때마다 깜짝깜짝 놀랐어요."
그런데 다섯 달 만에 쌍둥이는 하루하루
고비를 견뎌내고 몸무게 4.5kg의 건강한 모습을
되찾았습니다.
지난 3월, 전공의 파업으로
긴급 수술을 할 곳을 찾지 못했던 부모는
흔쾌히 받아준 병원과 의료진이
기적을 만들었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김기현 / 쌍둥이 아빠
"교수님들이 너무너무 잘해주셨고, 간호사분들이 너무 애정이 어리게 바라봐주시기도 하고..."
의료진들도 중환자실에서
100일 잔치를 함께 한 아이들을 잊지 못할 것 같다고 합니다.
이병국 / 세종충남대학교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
"젖병을 잘 빨고 건강 상태가 양호한 둘째가 먼저 집에 가게 되고요. 실제로 뇌신경계 합병증도 거의 없는 상태고요."
오늘 둘째 강민이가 다섯 달 만에
퇴원 수속을 밟았는데, 첫째 강우도 며칠 뒤면
26주 만에 건강한 모습으로 부모님 품에
안길 예정입니다.
MBC 뉴스 윤소영입니다.
◀ EN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