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최근 방울토마토에서 쓴맛이 나거나
먹고 구토하는 사례가 잇따르자
정부가 특정 품종에서 발생한 문제라는
조사 결과를 발표했는데요.
이후 토마토 자체를 안 먹겠다는
분위기가 늘면서 가격이 1/3 수준으로
폭락했습니다.
최대 주산지인 충남에서는 농민들이
멀쩡한 토마토까지 폐기해야 할 처지입니다.
김윤미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3kg 상자에 담은 방울토마토를 매일
최대 300상자씩 출하하는 논산의 한 농가.
빨갛게 잘 익은 토마토를 포장하면서도
걱정만 한가득입니다.
방울토마토를 먹은 뒤 잇따라 발생한
구토 증상이 토마틴 성분 때문이라는
정부의 발표 이후 소비가 급감했기 때문입니다.
불과 2주 전만 해도 예년보다 높았던 시세는
이제 갈아엎는 게 나을 정도로 떨어졌습니다.
김미애/방울토마토 재배 농민
"먹지 말라고 그래서 하루에 만 원 이상이 떨어져서..지금은 진짜 들어간 기름값, 인건비 전혀 안 나오고 있어요."
정부 발표 직전 27,000원이었던
토마토 가격은 발표 직후부터 떨어지기 시작해
일주일 만에 9천 원, 1/3로 폭락했습니다.
문제가 확인된 토마토는 특정 1개 품종,
하지만 토마토 자체를 먹지 않으려는 분위기에
멀쩡한 토마토까지 외면받고 있는 겁니다.
김경식/방울토마토 재배 농민
"토마토가 문제 있는 것도 아닌데 왜 이 토마토가 이런 가격을 받아야 되고…. 날씨는 더 좋아지면서 생산량은 더 늘어나요, 지금보다 훨씬 많이 늘어나요. 그러면 앞에서 막혔는데.."
특히, 충남은 부여와 논산을 중심으로
전국 토마토 생산량의 20% 이상을 차지할 만큼
최대 주산지.
팔리지 못해 시장에 나가지도 못하는
토마토가 벌써 몇 톤씩 창고에 쌓였습니다.
대형마트도 주문량을 절반 이하로 줄였고,
단체급식은 취소가 줄을 잇고 있습니다.
양윤섭/부여 세도농협 농산물산지유통센터
"이렇게 쌓여있던 적이 전례가 없었는데 그래서 처음으로 여기 출하하시는 분들에게 당분간 출하하지 말라고 요청을 드렸습니다. 조금이라도 더 과를 매달아두라고.."
당장 부여군은 구내식당 식단에
방울토마토를 넣고, 예정했던 토마토축제를
그대로 진행해 소비를 늘린다는 계획입니다.
하지만 쓴맛 나면 먹지 말라는 발표만 아니라
나머지 품종에 대한 안전성 확인 등
소비 위축을 막을 대책도
정부가 내놓았어야 한다는 비판이 거셉니다.
MBC 뉴스 김윤미입니다.
(영상취재: 장우창, 그래픽: 길홍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