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대전의 한 대형 병원에서 일하는
청소노동자들이 제대로 된 휴게공간을
마련해달라며 고통을 호소하고 있습니다.
고된 청소일에 지친 이들이 쉬는 곳은
차들이 오가고 매연에 노출된 병원
지하주차장 구석이었습니다.
김태욱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벽면에는 배관이 그대로 노출돼있고, 옷이
걸린 벽 곳곳이 시커멓습니다.
"대전의 한 대학병원 지하주차장 창고
공간이 현재는 청소노동자 30여 명의 휴게실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이른 아침부터 고된 청소 작업을 하고
오후 작업 전에 잠시 몸을 누이는 휴식
공간이기도 합니다.
시커먼 먼지로 뒤덮인 환풍구, 그마저 작동을
멈춘 창고가 휴게실로 쓰인 지 벌써 10여 년째.
5~60대 고령의 청소노동자들은 주차장을
오가는 차량 매연속에서 끼니를 해결합니다.
[대전 00대학병원 청소노동자]
"매연도 심하고, 이거 보시면 아시잖아요. 무슨 '그때를 아시나요'인 줄 알았어요. 이게 무슨 휴식공간이에요, 솔직히 말해서..."
같은 건물에서 일하는 병원 직원들조차도
열악한 환경을 걱정할 정도입니다.
[대전 00 대학병원 근무 직원]
"좀 깨끗한 환경에서 먼지도 없고 매연도 없는데서 조금이라도 발 뻗고 쉬실 수 있는 공간이라도 마련됐으면 좋겠어요."
산업안전보건법상
근로자들이 신체적 피로와 정신적 스트레스를
해소할 수 있도록 휴게시설을 갖추고 또 인체에 해로운 분진 등을 발산하는 장소 등과 격리
설치하도록 규정했습니다.
하지만 지난해 서울대에선 건물 계단 아래
공간에서 쉬던 60대 노동자가 숨지는 등
열악한 휴게환경속에 노동약자들은 쉴
권리조차 보장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한편 병원 측은 보호자 대기실로 쓰던 병원 내
공간으로 청소노동자 휴게실을 옮기는 방안을
검토중이라고 밝혔습니다.
MBC뉴스 김태욱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