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최근 농촌 지역을 중심으로 태양광
발전시설이 우후죽순처럼 들어서면서, 설치를 둘러싸고 주민간의 갈등으로 번지는
사례도 늘고 있습니다.
이때문에 인허가를 담당하는 지자체 역할이
중요한데 그런데 이런 책임을 맡은 지자체가
수백여곳의 태양광 설비를 별도의 허가 절차
없이 승인해 준 것으로 감사원 감사결과
드러났습니다.
윤웅성 기자가 단독 보도합니다.
◀리포트▶
20여 가구가 살고 있는 금산의 작은 마을.
멀리서도 태양광 시설들이 한눈에 들어옵니다.
버섯재배사 지붕 위에 태양광 시설을
설치한건데 주민들은 민가와 인접해 전자파
등 악영향을 끼치지는 않을 지 우려하고
있습니다.
권경춘 (4/8일 뉴스데스크 중)
"주위에서도 말을 들어보면 건강 상태에
너무 안좋다 라는 그런 말을 들어요."
그런데 금산군이 해당 시설을 허가하는
과정에서 개발행위 허가를 받아야 했지만
이를 지키지 않은 사실이 감사원 감사 결과
드러났습니다.
대전MBC가 단독 입수한 감사원 보고서에
따르면일정 면적이 넘는 태양광 설비를 설치할 때는 개발행위 허가를 받아야 합니다.
하지만 금산군은 이러한 허가 과정 없이
개발을 승인했는데, 문제는 이 마을뿐만이
아니라는 겁니다.
감사원이 전수 조사를 해보니
금산군 전체에 2백 곳이 넘는 태양광 설비에
대해 개발행위허가 없이 승인을 내줬고
이 중 117곳이 실제로 지어졌습니다.
환경오염 방지 등에 관한 계획 제출과
승인 등 필요한 절차를 모두 건너뛴 겁니다.
김영진 / 대전대학교 법학과 교수
"구체적 개별적 침해 정도를 살펴서
행정청에서 한번 판단을 해야 하기 때문에
거기서 걸러질 가능성이 많이 있다고
하겠죠."
주민들은 적법하게 지어지지 않은
태양광 설비는 이제라도 철거해야 한다는
입장입니다.
이종완 / 금산군 다복리
"금산군은 주민을 기만하고 편법과 불법으로
태양광 설비를 설치한 거기 때문에
마땅히 철거돼야 한다고 봅니다."
하지만, 태양광을 설치한 주민 역시 해당
지자체의 승인을 받아 설치한 만큼 철수할
수 없다고 맞서고 있습니다.
태양광 설치 주민
"저야 군에서 해도 괜찮다고 해서 했죠.
제가 하고 싶다고 해서 제 마음대로
할 수가 없는 거잖아요."
금산군은 수년간 잘못된 행정처리에도
불구하고 이미 설치된 태양광 설비를 철거하는
것은 또다른 문제라며 고려하지 않겠다는
입장인 가운데 주민간의 갈등만 극단으로
치닫고 있습니다.
MBC뉴스 윤웅성입니다.
(영상취재 : 황인석, 그래픽 : 정소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