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대전에 있는 한 공장에서
외국인 노동자 두 명이 금속판에 깔려
한 명이 숨지는 사고가 있었습니다.
그런데 해당 업체는 사고 발생 40분이 지나서야
소방당국에 신고했고, 노동청에 신고조차
하지 않았던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김광연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지난 11일 낮 12시 10분쯤
대전시 대화동에 있는 한 공장에서
크레인에 밀린 금속판이 쓰러지면서
외국인 노동자 2명이 그 아래에 깔렸습니다.
이중 하반신이 깔린 23살 네팔인 노동자 A 씨는
병원으로 이송됐다가 이튿날 숨졌습니다.
A 씨는 한국에 온 지 17일, 일을 시작한 지
12일 만에 사고를 당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고경섭 / 대전 삼성119안전센터]
"몰드판이라고 금속판이 있는데 한 이 정도로 기울어져 있는 상태로 환자분은 엎드려져서
발견이 됐고요. 이송 중에 점점 뿌리치듯이
고통에만 반응하는 상태로 점점 의식이
떨어져가는.."
그런데 소방당국이 신고를 받은 건
사고가 발생한 지 40분가량 지난 후였습니다.
늦게 신고한 탓에 구급대가 출동하는 시간은
늦어졌고, 부상자에 대한 응급조치도
지연될 수밖에 없었습니다.
[제보자(음성변조)]
"산재처리를 하면 노동부도 나와서 조사할
건데.. 노동부가 나와서 조사받으면 걸리는
것들이 되게 많으니까 그 부분을 되게 우려해서 신고를 안 하려고 했던 것 같아요."
"신고의무가 있는 중대재해가
발생했음에도 업체측은 노동청에 신고조차
하지 않았습니다."
노동청은 대전MBC의 사고 사실 문의를 접하고
조사에 착수했습니다.
[대전지방고용노동청 관계자(음성변조)]
"신고는 당연히 해야 하는 거고. 중대재해가
났는데 발생 보고 안 됐으니까..법령에도 과태료 사안이 있거든요. 산업재해를 보고 하지 않은 경우.."
노동청은 지난 14일 이 사업장에 부분작업중지
명령을 내리고 현장에 안전 관리자가
있었는지 등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여부를
조사하고 있습니다.
업체 측은 사고 경위와 입장을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수차례 답변을 피했습니다.
A 씨의 사인을 가리기 위해 부검을 진행한
경찰은 업무상 과실을 비롯해 사고 직후
바로 신고하지 않았던 점 등을 집중적으로
살펴보고 있습니다.
MBC뉴스 김광연입니다.
(영상취재: 윤재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