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안타깝게 사망한 서울 서이초 교사의
49재 추모방식을 놓고 교육계에서 갈등이
번지고 있습니다.
다음 달 4일 49재를 맞아, 교사들이 추모
등을 위해 연가사용 등을 통한 단체행동을
예고한 가운데 교육 당국은 집단행동은
불가하다는 입장인데요.
이런 가운데, 세종시에서는 초등학교
12곳이 49재 당일 고인을 추모하는 재량휴업을 하겠다고 나섰습니다.
고병권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세종시의 한 초등학교입니다.
지난주부터 숨진 서울 서이초 교사의
49재를 맞아 재량 휴업을 하자는 의견이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간부 교사 회의는 물론 학생과 교사,
학부모 대표가 모두 참여하는 연석회의에서도
압도적으로 찬성 의견이 많았습니다.
학부모 600여 명 가운데 87%가 이런 결정에
힘을 실어줬고, 학부모회는 교사 대신
돌봄을 하겠다고 나섰습니다.
결국, 학교 운영회의에서 재량 휴업이 최종
결정됐습니다.
49재 당일인 다음 주 월요일,
이 학교 교사들은 각자 원하는 방식으로 숨진 서이초 교사를 추모할 수 있게 됐습니다.
유우석 / 세종 해밀초등학교 교장
"학교의 가장 기본은 신뢰를 바탕으로 해요. (재량휴업)이 계기가 상처가 있었지만, 이 상처를 신뢰로 다시 회복하는 그런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이 학교를 포함해 서이초 교사의 49재를
추모하는 재량휴업을 결정한 학교가 세종시에만
12곳에 달합니다."
하지만 교육부는 불가하다는 입장입니다.
재량휴업은 긴박한 상황이 아니면
학기 중에 새롭게 지정할 수 없고,
교사 개별적 연차를 승인하는 학교장도
처벌하겠다며 강경한 입장을 밝혔습니다.
이에 대해
재량 휴업은 말 그대로 각 학교 공동체가
자율적으로 결정할 문제이며, 교사 연차 승인을
감독하겠다는 발상도 교육 자치에 역행한다는
반발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한 교원 단체는 교육부 장관
고발에 나섰습니다.
최승우 /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세종지부
"학교 현장에 징계 협박성 경고성 발언을 과도하게 보내는 것 자체가 교육부 장관의 직권을
남용하는 것이다."
대전과 충남에서는
재량휴업을 결정한 학교가 한 곳도 없는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김지철 충남도교육감은 SNS를 통해 "교사들의 추모 움직임을 지지한다"는 개인적인 견해를 밝혔습니다.
특히 교육부의 강경 방침에도 연차를 내는 등의 방식으로 추모의 시간을 갖는 교사가 적지
않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습니다.
MBC 뉴스 고병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