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안전한 일터를 만들자는 취지로 탄생한
중대재해처벌법이 시행된 지 1년이
됐는데요.
대전MBC는 오늘 법 시행 이후에도 사각지대에 놓여있는 현장들을 집중적으로 점검합니다.
지난해 지역 건설현장에서 발생한
사망 사고의 75%가 공사금액 50억 원 미만,
즉 중처법 유예 대상인 곳에서 발생했습니다.
소규모 건설현장의 안전 실태는 어떤지,
현장을 박선진 기자가 동행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5층짜리 다가구주택을 짓는 공사현장,
계단에 손잡이 역할을 하는 안전난간이
없습니다.
높은 곳에서 작업할 때 설치하는
시스템 비계에도 군데군데 안전난간이
비어 있습니다.
신채식/국토안전관리원 충청지사 차장
"작업하시는 분들이 자기 작업 편의상
빼놓으신 것 같은데 이런 건 좀 매일매일
체크를 하셔서.."
작업발판이 설치된 이동 통로에는
공사 자재들이 여기저기 흩어져 있고,
발판과 비계 사이 간격이 넓어
자칫하다간 발이 빠지기 십상입니다.
이런 공사 금액 50억 원 미만
소규모 현장은 대부분 사정이 비슷합니다.
공사 규모가 조금 크다고 해도
보호망과 추락 방지망 등 부족한 시설은
여전히 있습니다.
건설현장 관계자
"자재 반출 때문에 (방지망 설치) 못한 거죠."
그나마 이곳은 중규모 공사 현장이라
산업안전보건법에 따라 안전 관리자라도
상주하지만 50억 원 미만 소규모 현장은
이마저도 해당이 안 됩니다.
현장 소장 혼자 공사 관리와 안전 관리,
원가 관리까지 도맡는 게 현실입니다.
지난해 대전·세종·충남 건설현장에서
발생한 사망사고 가운데 75%가
50억 미만의 소규모 현장이었습니다.//
지난해 안전 조치를 위반한
전국의 소규모 건설현장은 1만 6천여 곳,
전체의 66%에 달합니다.
중대재해처벌법이 시행된 지 꼭 1년이 됐지만, 안전에 대한 준비는 여전히 미흡합니다.
이동열/대전보건대학교 재난소방·건설안전과 교수
"중앙정부나 지자체의 어떤 지원, 꼭 금전적인 것이 아니더라도 안전 대책의 수립이라든가.
작업자들도 안전하다고 느끼고 작업을 할 수
있을 만큼 어떤 이런 체계가 확실하게 구축이 돼야 된다."
"50억 원 미만의 소규모 건설현장도
내년부터는 유예기간이 끝나 중처법 적용
대상입니다."
대형 사고로 인한 사망자는 늘고
처벌은 단 한 건도 이뤄지지 않은
중대재해처벌법, '안전하게 다치지 않기
위한' 법의 취지가 아직은 무색합니다.
MBC뉴스 박선진입니다.
(영상취재: 장우창/그래픽: 조대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