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지난봄 강원도 화재 처럼 대형 산불이
발생하면 총력 대응이 중요해 각 지자체마다
산불진화대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어처구니없게도 세종시에서는
산불진화대가 해산되는 일이 벌어졌는데요.
세종시는 허위 근무와 수당 부정수급 문제 등
산불진화대 운영 관련 민원을 접수하고도
뒤늦게 대응에 나서면서 결국 해산이라는
악수를 두게 됐습니다.
집중 취재, 김태욱 기자입니다.
◀리포트▶
세종시 산불진화대원인 곽 모씨.
올해 연말까지 세종시 산불진화대원으로
근무하기로 근로계약을 맺었지만
갑자기 직장을 잃게 됐습니다.
[곽 모씨 / 세종시 산불진화대원]
"계약기간이 12월 15일까진데, 그전에 폐쇄되니까 갑자기 (동료들과) 12명이 무직자가 된 거죠."
근로계약상으로는 이들의 계약기간이
지난 5월 16일부터 12월 15일이지만,
일부 직원들의 비리가 드러나면서
사업장 종료, 즉 계약 해지를 한 겁니다.
세종시는 계약 해지 사유로,
대리출석과 대리서명을 임금을 수령해
진화대 공동경비로 쓰거나 근무시간에 화투놀이 또는 음주를 했다는 점을 들었습니다.
한 산불진화대원은 이런 허위 근무가
관행이었다고 말했습니다.
[세종시 산불진화대원]
"물론 안 되는 거지. 그런데 서로 좋은 게 좋은 거라고 우리 대원끼리 있는데 그렇게 했지."
세종시는 지난 4월 말, 수당 부정수급에 관한
민원을 접수하고도 한달 뒤 관련자 2명을
그대로 재고용했습니다.
거듭된 민원과 이의 제기에 세종시는 뒤늦게
조사에 나서 허위로 챙긴 수당 70만 원을
환수하고 지난 달 산불진화대 전체 해산을
통보했습니다.
[이용우 / 세종시 산림공원과]
"근무 관계에 대해서 좀 더 세심하게 챙기고 그렇게 해서 좀 이런 사례가 발생되지 않도록.."
해산 결정으로 성실히 근무했던
산불진화대원들까지 졸지에 일자리를
잃게 됐습니다.
특히 산불 총력 대응의 기틀이 될
산불진화대 조직이 사라져 산불관리에도
구멍이 뚫렸지만 이에 대해 세종시 관계자는
장마철이라 큰 산불이 발생하지 않아 당분간은 문제없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하지만 부정수급을 막을 인력 관리 방안이나
채용기준 조차 아직 마련하지 않은 상태라
제대로 된 산불진화대가 다시 꾸려지기까지는 상당한 시일이 소요될 것으로 우려되고
있습니다.
MBC뉴스 김태욱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