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 커 ▶
오늘은 단독 보도로 시작합니다.
지역 소멸로 통폐합되는 농촌 학교에는
정부가 기금을 투입해 학생들의 교육 여건
개선에 나서고 있는데요.
그런데, 공주의 한 초등학교 교장이
학생들을 위해 써야할 이 기금으로,
수학여행 사전답사를 하겠다며
자녀들과 함께 말레이시아를 다녀온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윤소영 기자의 단독보도입니다.
◀ 리포트 ▶
학생 수가 30여 명 수준인
충남 공주의 한 초등학교.
지방소멸과 학령인구 감소를 정면으로
맞닥뜨린 지역이다보니, 지난 2017년
인근 학교와 통폐합을 했습니다.
이후 정부로부터 학교 교육여건
개선과 통학 지원비 등에 쓰라며
지원기금을 받아왔는데,
이 학교 교장은 휴가 성수기인 지난 7월,
11월로 예정된 수학여행 사전 답사를 가겠다며 기금 330만 원으로 말레이시아로 떠났습니다.
"취재 결과 해당 학교 교장이
사전 답사에 자신의 자녀 2명을 함께 데려간
사실이 확인됐습니다."
하지만 답사 이후 학교에 제출한 출장 보고서에는 교장 혼자서 3박 5일 간 말레이시아 현지를 다녀왔다고 적혀있습니다.
그런데 실제 여행사가 작성한 문서를 보면,
사전 답사에 2명이 추가로 말레이시아에
동행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20대 딸들로 확인된 자녀들 2명의 숙박비는
3박에 겨우 10만 원 추가돼 있었고,
현지 교통비는 아예 잡혀있지도 않았습니다.
사전답사 명목의 기금을 쓰고
자녀들의 여행 비용을 줄인 셈이지만
교장은 사비로 230여만 원을 추가 지불했다며
자녀들이 정부 기금을 횡령한 것은
아니라고 해명했습니다.
공주 00 초등학교 교장
"제가 자는 방에 엑스트라 침대 하나 놓고 또 그 비용은 아이가 지급했거든요. 저희 아이가 사용한 경비는 일체 학교 예산에서 나가지
않았기 때문에..."
교사나 사전답사 실무자가 아닌 자녀들을
왜 동행했냐는 질문에 교장은 현지 치안이
불안해서 였다고 답했습니다.
뒤늦게 이 사실을 파악한 충남교육청은
진상을 조사한 후, 교장에 대한 징계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밝혔습니다.
MBC뉴스 윤소영입니다.
◀ EN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