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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데스크

故 김용균 1주기.."현장은 바뀌지 않았다"/리포트

◀앵커▶ 
태안화력발전소에서 홀로 어둠 속 휴대전화

불빛에 의지해 낙탄 제거 작업을 하던

故 김용균 씨가 불의의 사고로 숨진 지

1년이 됐습니다.



김 씨의 안타까운 사고는 당시 우리 사회에

'위험의 외주화'라는 화두를 던졌지만

유가족과 동료들은 여전히 바뀌지 않는

현실속에서 외로운 싸움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오늘 대전MBC 뉴스는 故 김용균 씨 사망

1주기를 맞아 20대 꿈많던 청년이 남기고 간

우리 시대의 과제를 다시 한번 짚어봅니다.



이승섭 기자입니다.


◀리포트▶ 


자정이 가까운 시각.



한국서부발전의 하청업체에 입사한 지 86일 된

김용균 씨는 혼자 컨베이어 벨트를 점검하러

나갔습니다.



변변한 조명도 없어 휴대전화 불빛에 의존해야

했고, 안전 장비도 없었던 작업장.



결국 컨베이어벨트는 업무 지시를

충실히 따르던 24살 청년의 목숨을 삼켰습니다.



그리고 1년.



눈물도 말라버린 김 씨의 어머니는

아직 아들의 흔적이 남아있는 사무실 책상에

국화 한 송이를 건넸습니다.



잊고 싶고, 다시 오고 싶지 않았던 작업장.



그곳에서 김 씨의 동료들은 여전히 죽음을

무릅쓴 노동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이용주 故 김용균 씨 동료] 
"선배님께서 피켓을 들고 바라셨던 정규직 전환, 위험의 외주화 금지. 이 모든 건 아직도 제자리걸음입니다."



위험의 외주화를 막고자 김용균 씨의 이름을 딴

산업안전보건법 개정안이 28년 만에

개정됐지만, 기업 측이 온갖 예외 단서와

조항을 포함해 누더기가 됐습니다.



또, 특별조사위원회가 4개월 간의 조사를 거쳐

하청 노동자들의 직접 고용 등 22개 권고안을

정부에 제시했지만, 말 뿐이었습니다.



[김미숙 故 김용균 씨 어머니]
"국민을 위해서 일하라고 만들어놓은 국가 책임자들이 오히려 국민을 죽이고 있습니다."



경찰은 사고 1년이 다 되어서야

책임자 11명을 처벌해 달라며 검찰에 넘겼지만,

정작 안전의 총 책임자인 원청과 하청업체

대표이사는 죄가 없다고 판단해

솜방망이 처벌이라는 비판이 쏟아졌습니다.



[송영섭 故 김용균 시민대책위원회 법률지원단] 
"현장 관리자 몇 명 꼬리 자르기해서 '또 우리는 운영할 수 있다. 이 시스템 계속 가져갈 수 있다.' 이 사건, 계속 반복된다고 봅니다."



애초 특조위의 권고 사항을 적극 이행하겠다던

이낙연 국무총리는 1주기를 맞아

일부 권고안은 노사 간의 이견이 크고,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며 즉각 이행이 어렵다고

밝혔습니다.



"더이상 죽이지 마라. 위험의 외주화, 금지하라!"



일하다 다치지 않게, 죽지 않게 해달라는

노동자들의 외침은 현재진행형입니다



MBC뉴스 이승섭입니다

이승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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