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 커 ▶
올 한 해 대전MBC 뉴스가 만들어낸
우리 사회의 의미 있는 변화를 살펴보는
연말 기획보도 '취재가 시작되자' 순서입니다.
대전MBC는 충청권 첫 시국선언을 시작으로
대학가로 들불처럼 번진 정권 퇴진 목소리와
연이은 탄핵 집회 현장을 빠짐없이
생생하게 전해 드렸는데요.
마치 작은 나비의 날갯짓이
큰 변화를 일으키는 이른바 '나비효과'처럼
우리 사회 민주주의에도 큰 영향을 끼쳤습니다.
김윤미 기자입니다.
◀ 리포트 ▶
작은 나비의 날갯짓처럼
시작은 거창하지 않았습니다.
손팻말을 들고나온 교수는 8명,
정책 실패, 국정농단에 대통령 퇴진을 요구하는
시국선언에는 80명이 이름을 올렸습니다.
아직 겨울 찬 바람이 불기 전인 11월 7일,
충청권 최초의 시국선언이었습니다.
허창수/충남대 교육학과 교수(11월 7일)
"불법과 탈법을 극한에까지 자행한 대통령 부인과 비선 세력은
치외법권적 지위를 누려왔다는 사실이 점차 밝혀지고 있으며
국민의 분노는 극에 달하고 있다."
"퇴진 요구는 확산할 것"이라던 첫 시국선언의
경고는 보름도 되지 않아 현실이 됐습니다.
정권을 비판하는 대자보가 대학 곳곳에 붙었고
대학생들도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습니다.
박민아/대학생(11월 21일)
"이런 비상식적인 세상에서 우리들은 살아갈 수 없습니다."
국립대 중심이던 교수들의 시국선언도
33개 충청권 사립대로 들불처럼 번졌습니다.
"윤석열 대통령은 즉각 퇴진하라!"
나흘 뒤인 12월 3일, 한밤중 비상계엄 선포라는
믿을 수 없는 민주주의의 위기가 닥쳤습니다.
분노한 시민들은 거리로 쏟아져 나왔고,
8년 전 붉게 타올랐던 촛불은
이번에는 형형색색의 응원봉으로 빛났습니다.
강세은/충남대 경제학과 교수
"사람들의 마음속에 있었던 어떤 불안함 가만히 있어서는
안 되겠다라고 하는 것을 교수들의 시국선언이
먼저 좀 일깨워주었고..우리도 나서야 되겠구나 라는 생각에
더 많은 국민들이 나온 것 같고요."
권력을 지키려 탄핵안 표결을 외면한 채
도망치듯 국회 본회의장을 빠져나간 국민의힘,
여기에 사과와 반성 대신, 비상계엄의 당위성만
30분 가까이 이어진 대통령의 추가 담화는
성난 민심에 기름을 부었습니다.
안치호/목원대 신학과 2학년
"앞으로 주체가 되어서 살아가야 하는 청년으로서 그런 부분에서
되게 많은 좀 안타까움과 실망 그리고 분노가 있었던 것 같아요."
결국, 두 번째 표결 끝에 나온 탄핵안 의결로,
권력은 국민에게 있다는 당연한 사실을
열흘 넘게 거리를 메운 시민들이 증명했습니다.
그리고 시국선언에서 출발해 광장 민주주의라는
큰 변화를 다시 이뤄낸 올해 겨울.
대한민국은 분명히 한 걸음 더 나아갈 것이라는
믿음 역시 강해졌습니다.
김서희/충남대 사학과 4학년
"앞으로 만약에 탄핵이 된 이후에 어떤 사회가 될지는
우리가 계속해서 목소리를 내서 우리에게 맞는
그런 변화를 직접적으로 만들어 가는 용기도 필요하지 않을까.."
MBC 뉴스 김윤미입니다.
(영상취재: 장우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