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 커 ▶
독일의 유명 시인 라이너 마리아 릴케의 시를
표현한 그림부터 가방과 유리 등으로
만들어낸 초현실적 작품들까지
다양한 전시가 대전에서 열리고 있습니다.
매서운 추위를 피해 따뜻한 실내에서
예술을 작품을 감상하며
한 해를 마무리하는 건 어떨까요?
김지혜 기자가 소개합니다.
◀ 리포트 ▶
양동이에 있는 가을 낙엽들이
실제 바닥에 떨어지는 듯
쓸쓸한 느낌이 듭니다.
가까이 보니 나뭇잎의 소재는 납이고
줄기는 밧줄로 표현됐습니다.
독일 현대미술 거장 안젤름 키퍼가
릴케의 시 '가을'에서 영감을 받아 만든
작품 17점을 대전에서 선보였습니다.
흙과 나무, 금속 등 비회화적인 재료들을
이용해 어둡고 공허한 소멸의 계절을
나타냈지만, 역설적으로 다가올
봄의 생명을 기대하게 합니다.
일제강점기 동양척식주식회사 대전지점
건물로서, 폐허가 될 뻔하다가
문화공간으로 거듭난 이 전시관과
키퍼의 작품들은 맥을 같이 합니다.
심하린 / 헤레디움 큐레이터
"버려졌던 공간을 저희가 복합 문화 공간으로 새롭게 탄생시킨 곳이거든요. 그래서 그 백 년의 역사도 이번 전시회를 통해서 느끼실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사과, 책, 사다리 등 친숙한 사물들이
2차원과 3차원 경계를 넘어 낯설게 배치되어
있고 그 위로는 한글이 빼곡히 채워졌습니다.
평범해 보이는 가방 안에는 광활한 우주와
자연이 담겼고,
크고 작은 박스 형태의 작품들 속엔
식탁 위에 차려진 식기들, 텅 빈 방에 켜진
조명 등 작가가 바라본 현대 문명의 단편이
담겨있습니다.
윤지영 / 대전신세계 갤러리 큐레이터
"평면 작품을 포함한 조각 설치 작품, 영상 작품까지 함께 설치해 조명이나 연말에 반짝이는 화려함을 함께 표현할 수 있는 작품들을 만나볼 수 있습니다."
삶의 순환과 재탄생 그리고 시공간을 넘어선
초현실적 세상 등 다양한 전시들이
연말 문화가를 풍성하게 채워주고 있습니다.
MBC뉴스 김지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