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최근 강원과 경북에서 발생한 대형 산불이
불길이 커지고 빠르게 번지는 이유, 불에
잘 타는 소나무 같은 침엽수림이 우거졌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산불이 대형화되는 상황에서 근본적인
대책으로 불에 강한 나무, 즉 활엽수와 같은
방화림을 조성해야 한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김지혜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대전 유성구의 주택가 인근 산.
하늘 높이 치솟은 소나무가 빽빽하게
우거져 있습니다.
참나무나 동백나무 같은 활엽수는 찾아보기
어렵고, 소나무가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울창한 소나무 숲은 보기엔 아름답지만,
불이 붙으면 대형산불의 불쏘시개로
돌변합니다.
수분 함량이 적고
가지치기를 통해 바닥에 떨어진 잔가지와
솔방울에 불이 붙으면 잘 꺼지지 않기
때문입니다.
"이것은 소나무에서 나오는 송진입니다. 송진에는 유분이 포함되어 있어, 한번 불이
붙으면 위로 솟구치고 화력도 셉니다"
송진에 불이 붙으면 순식간에 1,500도의
열기를 내뿜는데, 바람에 날리는 소나무
불티가 불씨를 퍼 나르면 불길을 더
맹렬하게 주변으로 확산시킬 수 있습니다.
최진우 서울환경운동연합 생태도시전문위원
"지금까지 산림청에서도 소나무 숲 위주의
조림정책을 펼쳐왔기 때문에 그곳에 소나무가
많았던 것이 산불이 대형화될 수 있었던
중요한 연료원으로서..."
큰 산불에 강한 숲으로 만들기 위해선
상대적으로 수분이 많은 활엽수를 많이 심는, 일종의 '방화림'을 조성해야 한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활엽수 중심의 방화림 조성의 필요성은
일찌감치 제기됐지만, 사유림의 경우 송이 채취 등을 이유로 소나무 위주로 산림을 조성하고
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전덕하 산림청 자원과장
"소나무의 간격을 넓혀줘서 수간화가 되지
않도록 하고 특히 민가나 논밭 지역 근처
도로 주변에 대해 산불예방 숲 가꾸기를
확대할 계획입니다."
해마다 봄철이면 되풀이되는 대형 산불,
불에 강한 활엽수를 더 많이 심는 등 우리 산을 산불에 더 강한 체질로 바꾸는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합니다.
MBC뉴스 김지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