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억 원에 달하는 보험금을 타내기 위해
일부러 교통사고를 내 만삭의 아내를 살해한
혐의로 남편이 기소된, 세간을 떠들썩하게 했던 사건 기억하시는지요.
1심에선 무죄, 2심에서 무기징역, 그리고
대법원에선 무죄 취지로 사건을 돌려보냈는데,
파기환송심에서 결국 법원은 살인 혐의를
인정하지 않았습니다.
김광연 기자입니다.
◀리포트▶
새벽 시간, 상향등을 켠 승합차 한 대가
갓길에 서 있던 8톤 화물차를 그대로
들이받습니다.
이 사고로 당시 45살이던 운전자 이 모 씨는
부상을 입었지만, 조수석에 타고 있던 임신
7개월이던 캄보디아 출신 아내는 숨졌습니다.
당시 아내 명의로 95억 원이 넘는 보험금을
타낼 수 있는 보험 20여 개가 가입돼있는
사실이 드러났고,
이 씨는 졸음운전을 주장했지만, 검찰은
이 씨가 고의로 사고를 냈다고 보고,
살인 혐의로 기소했습니다.
[황재현 / 천안동남경찰서 형사과장
(지난 2014년)]
"피의자가 차량을 여러 차례 조작한 상황이
나오기 때문에 졸음운전과 달리
도로교통안전공단에 감정을 의뢰해서 그 결과
졸음운전이 아니라는 결과를 통보받았습니다."
1심은 간접증거만으로 범행을 증명할 수 없다며
무죄, 2심은 살인 혐의를 인정해 무기징역을
선고했습니다.
하지만 지난 2017년 대법원은 유죄라고 판단할
만큼 간접 사실들이 합리적으로 뒷받침되지
않는다며, 무죄 취지로 사건을 고법으로 파기
환송했습니다.
3년 넘게 치열한 법정 공방을 이어온 끝에
재판부는 살인을 전제로 적용된 보험금 청구
사기 혐의를 무죄로 판결했습니다.
즉 이씨가 아내를 살해하려고 일부러 사고를
낸 것이 아니라고 본 건데 "피해자 사망에 따른 보험금 95억원이 모두 일시에 나오는 게 아니고 다른 법정 상속인과 나눠받게 돼 있으며
경제적으로 어려움이 없었다고 보이는등
살인 범행 동기가 명확지 않다"는
이유에섭니다.
다만 교통사고처리 특례법상 과실치사죄를
물어 금고 2년형을 선고했습니다.
주요 보험사들은 이자까지 포함해 백억 원이
넘을 것으로 보이는 보험금 지급과 관련해
민사 법원의 판단을 받아보겠다는 입장이며,
검찰은 법원의 무죄 판결 이유에 대해
추가 분석해 재상고 여부 등을 검토하겠다고
밝혔습니다.
MBC뉴스 김광연입니다.
(영상취재: 여상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