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최근 모든 국민에게 지급하는 최소 생계비
즉 기본소득이 사회적 화두로 떠올랐죠.
특히 국민적인 공감대를 얻는 것이 가장
중요한데 일부 지자체에서는 나름대로의
기본소득 정책을 이미 추진중에 있습니다.
대전MBC는 기본소득 도입 그 현실과 과제를
앞으로 3차례에 걸쳐 짚어봅니다.
이미 보령과 태안 등 충남 어촌을 중심으로
기본소득 개념의 마을연금 제도가 속속
도입되고 있는데요.
조형찬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보령 대천항에서 뱃길로 40분.
117가구, 430명의 주민이 살고 있는
삽시도가 나옵니다.
이른 아침 물 때를 맞아 수 십명의 주민들이
바지락을 캐고 있습니다.
하루 40-50kg의 바지락을 캐고 받는 일당은
10만 원 남짓, 나머지 판매 수익은 1년에
한 번 모든 주민에게 골고루 돌아갑니다.
이 곳 주민들은 연간 1,600-1,700만 원
씩의 배당금을 받습니다. 일종의 마을연금,
기본소득인 셈입니다.
사람마다 캐는 양은 다를 수 있지만,
공동 수확 공동 배분이라는 원칙이 지켜지고
있습니다.
정기분 / 보령 삽시도 주민
"같이 먹고 살아야지, 동네 분들인데.
어촌 계원이니까 다 같이 나눠먹어야죠."
마을연금 같은 기본소득이 보장되면서,
마을 구성원들은 노후에 대한 걱정도 조금
덜었습니다.
안용환 / 보령 삽시도 주민
"움직이지 못하는 사람들한테는 얼마나
큰 힘이에요. 그 돈으로 생활도 하고 남한테
손 안 벌리니까 다행이라고 생각하고 살아가죠."
이른바 어촌 배당금 덕분에 귀향이나
귀어인들도 조금씩 늘고 있고 이는 다시
마을에 활력을 불어넣는 원동력이 되고
있습니다.
강동회 / 보령 삽시도 어촌계장
"부모님이 있었기 때문에 우리가 지금 살고
있는 것 아니에요. 그렇기 때문에 당연히
우리도 나이가 먹으면 다음 자식들이 또 그것을 노력해야 되고.."
4년 전 마을연금을 도입한 태안 만수동
어촌 마을.
노동에 참여하면 11-12만 원의 인건비를
가져가지만, 작업을 하지 않은 노인이나 중증 장애인들에게도 4만 원 정도의 마을 연금을
지급합니다.
주민들의 자발적 복지가 계속되기 위해
태안군은 수익의 원동력인 어족자원 보호에도 주력하고 있습니다.
안숙주 / 태안군 수산과 어촌계관리
"어촌계가 계속 커지고 계원을 받아 들여지고 종자 살포를 지원해 주고, (어족자원이) 커지고, 계속 순환이 되면서 아주 좋은.."
태안 만수동 모델은 입소문을 타고
인근 어촌은 물론 전라도까지 확산되고
있습니다.
찬반 논란은 있지만, 기본소득은 이미
우리 주변부터 시작됐습니다. 특히 이렇게
주민들이 공동 작업과 공동 생산을 하는
어촌마을에서 확산될 것으로 보입니다.
MBC 뉴스 조형찬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