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의 한 캠핑장에서 평일 대낮부터
열 명이 넘는 사람들이 술판을 벌여
경찰까지 출동하는 일이 벌어졌습니다.
코로나19 상황이 이렇게 엄중한데,
캠핑장 측의 주의에도 개의치 않고
난동을 부린 사람들, 알고 봤더니
대전소방본부 소속 소방관들이었습니다.
김태욱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대전 대덕구의 한 캠핑장에 경찰차가
들어섭니다.
글램핑장에서 열 명이 넘는 사람들이
대낮부터 소란을 피우며 술을 마신다는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겁니다.
경찰 관계자
"5인 이상, 또 8인 이상 집결하지 말라
이 얘기를 했고요 통고를 했는데 그게
지켜지지 않았죠."
대낮부터 자리를 오가며 술판을 벌인 14명은
모두 대전소방본부 소속 소방관들이었습니다.
지난주 기준, 비수도권의 사적 모임
인원 제한 기준은 8명.
방역수칙 위반을 우려한 캠핑장 측이
자제를 요청했지만 소용이 없었습니다.
"소방관들은 방역지침을 지켜달라는
직원들에게 그런 근거를 가져오라며 욕설을
퍼부었습니다."
캠핑장 관계자
"술이 떡이 돼가지고 사무실로 왔어요.
그러고서 이 XX (방역) 서류 내놓으라
그런 거지."
경찰이 출동하자,
소방관들은 자신들이 6명, 4명, 4명씩
각기 다른 일행이라며,
캠핑장에서 우연히 만나 합석한 것이라고
둘러댔습니다.
경찰 관계자
"한 동에 다 온 게 아니고 다른 동에
온 사람들이다. 여기서 만났다 그래서
인원이 이렇게 된 거다 그래서 방역 위반이다 그렇게 해서 경고해주고.."
하지만 경찰이 철수한 뒤에도
이들은 다음 날 새벽 1시가 넘도록
술자리를 이어간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취재 결과 이날 모임은
대전소방본부 차원에서 진행된 힐링캠프로,
소방관들은 나란히 위치한 글램핑장
3개 동을 1박 2일 일정으로 각각 예약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개별 예약이라지만 쪼개기 모임이 의심되는
대목입니다.
대전소방본부는 방역수칙 위반 여부와 함께
소방관의 품위를 떨어뜨리는 부적절한
행동이 없었는지 자체 감사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MBC뉴스 김태욱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