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화재나 응급 상황에서 5분 이내의
신속한 현장조치가 생명을 살린다는
골든 타임, 한 번쯤은 들어보셨을 텐데요.
신속한 현장 도착이 중요한 만큼
소방차량에 길을 내어주자는
'소방차 길 터주기' 역시 강조되고 있지만
오히려 5분 내 도착률은 수년째
떨어지고 있습니다.
출근길 소방차 길 터주기 훈련 현장에
김태욱 기자가 다녀왔습니다.
◀리포트▶
출동명령을 받은 소방차량이
사이렌 소리를 내며 도로로 쏟아져 나옵니다.
긴 행렬을 이룬 채 달리던 소방차는
출근시각 정체구간에 다다르자 멈춰 섭니다.
응급상황을 알리는 경광등과 사이렌 소리에도 차량들은 좀처럼 길을 내주지 않습니다.
[소방대원]
"모세의 기적은 기적인 거죠. 쉽지 않아요."
화재가 발생한 뒤 5분이 지나면
확산속도와 피해면적이 급증하고,
또 심정지나 호흡곤란이 발생한 뒤 4분에서
6분이 지나면 뇌손상이 시작되기 때문에,
5분은 치명적인 피해를 줄이기 위한
'골든 타임'으로 불리고 있습니다.
하지만 소방차의 5분 이내 현장 도착률은
2015년 이후 4년 동안 꾸준히
하락하고 있습니다.
[김한빛 / 대전시 갈마동]
"빨리 가려고 뒤에서 뭐가 울리든 말든 그냥 신경 안 쓰는 것 같아요."
[황수영 / 대전시 갈마동]
"길을 좀 많이 비켜줬으면 좋겠는데, 많이 안 비켜줘서 좀 마음이 답답했던 것 같아요."
미국 오리건주의 경우, 긴급차량이 지나갈 때 차량을 가장자리로 즉시 이동하지 않으면
우리돈 80여만 원의 벌금이 부과되고,
독일과 러시아, 캐나다 역시 벌금을 부과하거나
차량면허를 정지시키는 등 엄중한 처벌을
내리고 있습니다.
[조규흔 / 대전둔산소방서 현장지휘팀장]
"소방차는 주행차로가 2차선입니다. 1차선에서는 중앙선 쪽으로 붙어서, 2차선에서도 3차로 쪽으로 비켜서 갓길을 좀 내어주시면 되겠습니다."
올해 국정감사에서도 소방차 도착시간이
점점 늦어지면서 피해를 키우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습니다.
잠깐의 양보로 꺼져가는 이웃의 생명을
살릴 수 있는 소방차 길 터주기에
시민들의 적극적인 참여가 필요합니다.
MBC뉴스 김태욱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