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만취상태로 어린이보호구역에서
초등학생 4명을 덮친 운전자가
술을 마신 뒤 운전대를 잡는 모습이
CCTV에 포착됐습니다.
제대로 걷지 못할 정도로
비틀거리는 모습이었는데요,
이후 5km 넘게 운전했습니다.
고 배승아 양의 발인식은 어제
눈물 속에서 진행됐습니다.
김지혜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식당 문을 열고 한 남성이 나옵니다.
몸을 가누지 못할 정도로
비틀거리더니 난간에 잠시 기댑니다.
남성은 이내 차로 향하고
가다 서다를 반복하더니
위태롭게 주차장을 빠져나갑니다.
대낮 만취상태로 운전을 하다
초등학생 4명을 쳐 1명이 숨진
음주사고 발생 20분 전 CCTV 영상입니다.
전직 공무원인 운전자는
지인 여럿과 점심 자리를 했고
소주 한 병을 마신 뒤
혼자 나와 운전대를 잡았다고 진술했습니다.
식당 주인
"9명이 왔는데 13병인가 먹었어요. 그 분만
먼저 나가신 거지, 가는 것도 못 보고.
토요일마다 오는데 그분은 자주 안 와요."
하지만 벽과 부딪친 줄 알았다며
아이들을 쳤다는 사실을 인지하지 못했다는
취지의 경찰 진술과 달리
취재진 앞에선 말이 바뀌었습니다.
피의자
"브레이크 잡으신 거 맞으세요? 예.
과속하는 걸로 보이던데요.
아니요. 안 치려고 노력했습니다."
경찰은 어린이보호구역에서 사고를 냈을 때
가중처벌하는 '민식이 법'을 적용했고,
제한속도 30km인 스쿨존인 만큼
과속 여부를 확인해 위험운전치사상 혐의를
추가 적용하는 것도 검토하고 있습니다.
중앙선 분리대와 보행자를 보호하는
방호 울타리도 뒤늦게 설치하기로 했습니다.
이화섭/대전경찰청 교통과장
"방호 울타리 같은 게 있었으면 사고가 그렇게 까지 치명적인 사고는 막을 수 있지 않았겠냐. 중앙선에 분리대는 바로 설치할 거고요."
이원석 검찰총장도 사고현장을 찾아 추모하고 엄정한 처벌이 이뤄지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사고로 숨진 배승아 양의 발인은 오늘(투:어제)
가족과 추모객들의 오열 속에 진행됐습니다.
"우리 딸 멀미해요, 천천히 들어주세요."
배 양은 대전추모공원에 안치됐고
쓰라린 마지막 인사를 나눈 유족들은
"가해자에 대한 법정 최고형을 원한다"는
뜻을 분명하게 밝혔습니다.
MBC뉴스 김지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