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지난 6월, 대청호에서 수중 낙하 훈련을 하다가
대전소방본부 대원 2명이
크게 다치는 사고가 있었는데요.
민간 헬기 업체 기장의 잘못된 지시로
사고가 났는데, 개선안을 마련하는 과정에서도
소방본부가 민간 업체의 요구에 휘둘렸다는
정황이 드러났습니다.
이승섭 기자입니다.
◀리포트▶
두 사람이 소방 헬기에서 내려온 줄을 잡고,
물에 빠져 허우적댑니다.
대전소방본부 소속 항공대원들로 대청호에서
물에 빠진 사람을 구조하는 훈련을 하다가
크게 다쳤습니다.
동료 항공대원(지난 8월 뉴스데스크)
"떨어지는 순간에 '아, 이건 뭔가 좀 평소와 다르구나.' 피범벅이었다고 하더라고요."
당시 헬기를 조종하던 민간 업체의 기장이
애초 훈련 계획보다 3배나 높은
10m 이상의 고도에서 물에 뛰어들라는 지시를
내린 게 화근이었습니다.
이후 대전소방본부는 사고 책임이 있는
기장과 부기장을 모두 바꿔야 한다는
내부 방침을 세웠습니다.
하지만 되려 업체 측이 경영 사정과
헬기 운항 중단 기간 등을 고려해
기장만 교체하도록 요구했고,
이를 조건부로 받아들였습니다.
또, 제작된 지 20년 넘은 소방 헬기를
새 기종으로 바꿔달라는 요구도
업체가 거절하자 수포로 돌아갔습니다.
이은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위원
"대전에서는 사실상 독점적인 지위를 누리는 회사입니다. 업체에 유리한 안을 선택해 달라고 한 것부터가 말이 안 됩니다."
대전소방본부는 신속한 구조 활동을 위해
오랜 기간 헬기 운항을 중단하거나
이를 대체할 방법이 없었다고 해명했습니다.
대전소방본부 관계자
"긴급한 재난 사고에서 대전 시민의 안전을 위해 헬기 운항을 6개월간 중지할 수 없다고 최종적으로 판단하였고, 부기장 및 (사고) 관계자는 향후 수사 결과에 따라 조치할 예정입니다."
전국 17개 시·도 가운데 소방 헬기를
보유하지 않고 빌려 쓰는 건
대전이 유일합니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대전시의 해묵은 과제인
소방 헬기 구매를 서둘러야 한다는 목소리가
더욱 커지고 있습니다.
MBC 뉴스 이승섭입니다.
(영상취재: 여상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