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 커 ▶
추수의 계절, 가을이 다가오고 있지만
농촌은 시름에 빠졌습니다.
쌀값이 하락을 거듭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농민들은 이대로라면 인건비도 못 건질 거라며,
논을 아예 갈아엎고 있습니다.
윤소영 기자입니다.
◀ 리포트 ▶
수확을 한 달 앞둔 논에 트랙터 두 대가
들어갑니다.
농기계가 논을 헤집자
다 자란 벼들이 속절없이 쓰러집니다.
반 년 가까이 애지중지 가꾼 논 천㎡는
불과 10분 만에 쑥대밭으로 변합니다.
현재 쌀 80㎏, 한 가마의 가격은 17만 원 대로
지난해보다 20%가량 떨어졌습니다.
농민은 생산비와 인건비는 날이 갈수록
치솟는데, 쌀값은 20여 년 전보다 폭락했다며
아예 한 해 농사를 접었습니다.
정영채 / 벼 재배 농민
"내 논을 가는 걸 보니까 피눈물 나네요, 속에서. 조금이라도 우리의 심정을 표현할 수 있는 방법이 이거밖에 없지 않나..."
농민들은 앞으로가 더 문제라고 말합니다.
현재 전국에 재고 쌀 33만 톤이 쌓여 있는데,
이는 1년 전보다 60%가량 많은 양입니다.
올해 햅쌀 수확이 본격화하면
쌀값이 지금보다 더 폭락할 거라는 우려가
큽니다.
유희상 / 벼 재배 농민
"젊은 나이에 기계 사고, 농지 구입을 해도
쌀값이 싸니까, 갚을 수가 없으니까 제일 걱정이죠. 기곗값이 한두 푼 하는 것도 아니고..."
농민단체는 정부가 해마다 사들이는
수입 쌀 40만 톤이 쌀값 폭락의 주된
원인이라며, 지나친 쌀 수입을 중단하라고
촉구했습니다.
최종락 / 부여 농업인단체협의회 의장
"우리 농사지은 쌀로 (가공업체에) 떡을 해달라고 하면 안 해줍니다. 수입 쌀이 거기에 들어가기 때문에 안 해주는 거예요."
정부는 쌀값 폭락을 막기 위해 재고 쌀 가운데
5만 톤을 추가로 매입하겠다고 밝혔지만,
농민단체들은 이번 주 내내 충남 9개 시군에서
동시다발적인 투쟁에 나설 계획입니다.
MBC뉴스 윤소영 입니다.
◀ EN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