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대학 기숙사에 들어가려면 일정량의
식권을 의무적으로 사도록 하는
대학이 많은데요,
선택권 침해라는 학생들 주장과
식당 운영을 위한 불가피한 조치라는
학교 측의 주장이 맞서고 있습니다.
이른바 '학식 끼워 팔기'의 실태를
박선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대전의 한 대학교 기숙사 모집 안내문에
기숙사 전용 식당, 일명 학식의 식비가
안내돼 있습니다.
한 끼에 4,900원, 하지만 식권은
학기 단위로만 살 수 있습니다.
한 학기에 최소 24만 원입니다.
A 대학교 기숙사 이용 학생
"식권을 강매해서 한정된 수량을 구매하게
된다면 자취하는 것에 비해서 금액적인
부분에서 차이가 없거든요."
학생들은 메뉴 등 음식에 불만이 있어도
학식은 의무라 선택권이 없습니다.
실제 이 학교의 자체 조사 결과
발행한 식권의 20%가량은 사용하지 않고
버려지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그런데 지난해 학기 당 40장이던
의무 식권이 50장으로 더 늘었습니다.
A 대학교 기숙사 이용 학생
"식단에 불만이라거나 입맛에 안 맞다거나
이런 이유가 있을 거 아니에요. 근데 그것을
묵살하고.."
식권은 다음 학기로 이월도 안 되고
환불은 학교를 그만둘 때만 가능합니다.
◀ＳＹＮ▶
A 대학교 기숙사 운영팀(학생과 통화내용)
"퇴학이나 자퇴, 그런 이유로
학교를 다니지 않는 학생들 한해서만
(식비 환불이) 가능한 거예요."
학교 측은 식권 판매로 일정 규모 이상
식사 인원 확보가 안 되면 식당 운영이
어려워 문을 닫아야 하고, 그러면 오히려
학생들에게 피해가 간다고 설명합니다.
A 대학교 관계자
"의무식의 경우 좋은 음식을 저렴한 가격에
제공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앞으로
더 좋은 메뉴를 제공할 수 있도록.."
이 학교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취재진이 확인한 대전의 다른 대학 5곳도
기숙사 신청 시 학식을 끼워 팔고 있습니다.
B 대학교 기숙사 이용 학생
"매일 나가서 먹어야 된다는 의무감도 있고
약속이 있을 땐 안 먹게 되는데 그럼
그 한 끼를 날리는 건 좀 아까운 마음도.."
전국적으로도 대학들의 학식 강매와
식단의 만족도 문제가 매번 불거지는 상황.
한국 소비자단체 연합 등은 급식비 신청을
의무화하는 것은 불공정 약관으로
공정거래위원회에 약관심사를 청구할 수 있는
강제적 거래라고 밝혔습니다.
MBC 뉴스 박선진입니다.
(영상취재 : 김 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