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전국적으로 산사태 위기경보가
최고 단계인 '심각'으로 격상된 가운데
오늘 대전과 충남 곳곳에서는
산사태 피해가 잇따랐습니다.
바위와 흙이 장항선 철로를 덮쳐
기찻길이 끊기는가 하면, 축대가 무너지고
토사가 주택으로 밀려드는 등
산사태 피해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습니다.
김태욱 기자입니다.
◀리포트▶
충남 보령을 지나는 장항선 웅천역과
간치역 사이.
집채만 한 바위와 흙더미가
철로를 집어삼켰습니다.
어젯밤 11시쯤, 이미 약해진 지반 위로
호우주의보 속 빗줄기가 이어지면서
산사태가 발생한 겁니다.
기찻길 바로 옆 산은 마치 잘려나간 듯
와르르 무너져 내렸고, 뿌리를 드러낸 나무는
위태롭게 매달렸습니다.
"엄청난 양의 바위와 토사가 철로를 덮쳤는데, 임시 복구는 완료됐지만 비가 계속 내리면서 언제 다시 토사가 덮칠지 모르는
상황입니다."
장항선 열차 운행도 일부 중단됐습니다.
[박형구 / 장항선 웅천역 부역장]
"토사가 계속 유입할 수 있어서 열차 운행은 용산에서 홍성까지만 가능하고요. 홍성에서부터 익산은 오늘 전면 통제입니다."
이틀 동안 100mm 넘는 비가 내린
대전 보문산 인근 지역도, 지반이 진흙처럼
물러지면서 주택에 토사가 들이닥쳤습니다.
가뜩이나 산사태 취약지역이라 폐타이어
수십 개를 촘촘히 쌓아뒀지만, 열흘 넘게 내린
장마엔 속수무책이었습니다.
[김혜숙 / 대전시 문화동]
"물이 막 덮쳐 가지고 돌에 다리를 치이고,
나중에는 돌이랑 물이랑 이렇게 (빠져) 들어가 가지고 손자가 나를 건져서 떠밀어 냈어요."
산에서 넘어진 커다란 나무가 도로를 덮치는가 하면, 충남 논산에서는 축대가 힘없이 무너져 내리면서 도로 한쪽을 뒤덮었습니다.
호우주의보가 발효된 충청권에는 어제부터 100mm 넘는 빗줄기가 이어진 가운데,
내일까지 100에서 300, 많게는 500mm 안팎의
비가 더 내릴 전망입니다.
전국의 산사태 위기경보가 최고 수준인
'심각'단계가 발령된 데다,
계속된 장맛비에 충청권 곳곳의 지반이
약해질 대로 약해져 있어 산사태
피해 우려가 점점 커지고 있습니다.
MBC뉴스 김태욱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