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수도권 쏠림 현상이 심한 우리나라에서 지역이 잘 사는 방법을 찾기란 쉬운 일이 아니죠.
세종시가 시민주권 특별자치시를 선포하는 등 지자체마다 지역 발전을 도모하고,
주민의 자긍심을 높이는 지방 자치에 주력하는
이유인데요.
대전MBC는 선진국을 찾아 우리 지방자치
발전에 필요한 조건과 과제를 짚어보는 순서를
두 번에 나눠 짚어봤습니다.
먼저 첫 순서로 굳건한 법적 토대 위에
중앙정부와 지방도시가 대등한 관계를 유지하는 프랑스를 돌아봅니다.
고병권 기자가 현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프랑스 알자스 주 스트라스부르그
파리에서 동쪽으로 447km,
승용차로 다섯 시간 이상 걸리는 변방도시지만, 프랑스의 자존심으로 불립니다.
유럽의 정치 중심인 유럽연합 의회본부가
있기 때문입니다.
의장 선출이나 각국 대통령 연설 등
주요 행사 때마다,
5억 명이 넘는 유럽인의 시선은 온통
인구 25만 여 명의 이 작은 도시로 쏠립니다.
[루이스 마르티네즈 길렌 / 유럽연합 의회 스트라스부르그 본부장]
"유럽연합 의회 회기 동안에는 모든 호텔과
레스토랑이 꽉 차는 성수기를 맞습니다. 1년에
약 30만가량이 유럽의회를 방문하기 위해 스트라스부르그를 찾습니다."
스트라스부르그의 발전은
지난 2003년 프랑스 지방분권 개헌과 밀접한
관련이 있습니다.
프랑스 개정 헌법 1조는
국가 조직은 지방 분권화해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습니다.
헌법의 영향으로, 스트라스부르그는
10여 년 전부터 수 십 년간
프랑스 정부가 시 대신 관리하던
유럽연합 의회 지역 발전기금을 직접 운용하고 있습니다.
그 동안 지원된 예산만 수 백 억원에 달하는데, 주로 유소년 축구장 건설 등 지역 밀착형으로 사용됩니다.
[롤랜드 리즈 / 스트라스부르그 시장]
"스트라스부르그는 유럽 기금의 (직접 운용)
혜택을 받으므로 유럽연합 수준에서 지자체를 대상으로 한 선진화된 지방분권 형태를 잘 보여주는 사례입니다."
지방자치단체 간의 대등한 관계는 시골 마을도
마찬가지입니다.
인구 1천 600명의 이 작은 마을은
프랑스 행정 구역의 가장 작은 단계인
코뮌입니다.
하지만, 최근 100억 원을 들여
낡은 학교 리모델링과 대형 체육관 신축 공사를
주도적으로 추진했습니다.
우리 나라의 시나 도 격인
'데파르망'이나 '레지옹'은 전체 예산의 30%를 지원하고도 간섭을 할 수 없습니다.
행정조직간 재정사용에 대한 간섭이 법으로
엄격히 금지돼 있기 때문입니다.
[장 뤽 에흐조그 /
스트라스부르그 니더하우스버겐 코뮌대표]
"(정부의) 간섭은 전혀 없어요. 그들은 지자체를 전적으로 신뢰합니다. 우리는 사업계획과 예산을 설명하고 그들은 교부 가능한 금액을 정합니다. 그런 다음에는 우리가 알아서 합니다. 통제는 없어요." "
프랑스가 분권 법제화에 많은 신경을
써 온 이유, 결국 골고루 잘사는 나라를 만들기 위해섭니다.
[세르주 모르방 /
프랑스 국토평등위원회 위원장]
"국토 평등위원회의 역할은 결국 제도적이고
효율적인 평등을 실천하도록 활동하는 것입니다. "
국가 균형 발전의 상징인 세종시 특별법
개정안조차 국회 문턱에서 자꾸 주춤하는
우리 현실에 시사하는 바가 적지 않습니다.
MBC뉴스 고병권입니다.
(영상취재: 양철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