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연&축하
큰응가의 생일을 축하해주세요
8월 26일 우리 집 실세 큰응가의 생일을 축하해주세요.
     
오늘은 우리 집 실세 큰응가의 생일입니다. 응가는 ‘언니’라는 뜻의 진주 사투리에요.
우리 큰응가는 진주에 살다가 대전에 간 지 6년쯤 되었어요. 형부가 대전으로 발령이 나셔서 언니도 그쪽으로 가게 되었는데 영어를 너무 좋아하고 또 가르치기를 좋아해서 지금은 대전의 한 고등학교에서 영어를 가르치고 있습니다. 얼굴을 보면 결혼했는지 가늠이 안 될 정도로 동안이고 몸은 조그만데 힘은 어디서 나는지 목소리는 카랑카랑하고, 눈빛은 초롱초롱하면서 다부집니다.
그런 큰언니는 1남 3녀의 맏이인데, 우리 4남매는 서로 나이 터울도 크고 생김새도 별로 닮지 않았습니다. 많이 싸우기도 많이 싸웠습니다. 그래도 우리는 큰언니의 헌신과 사랑으로 지금껏 잘 살아왔다 해도 과언이 아닌 것 같습니다. 언니는 동생들 일이라면 물불 가리지 않습니다. 울고 있거나 억울한 일을 당하면 언니가 같이 화를 내주고 슬퍼해줍니다. 안 좋은 일이 있으면 잘 될 거야 라고 옆에서 응원을 해줍니다. 몰래 용돈도 찔러줍니다. 친구들은 제게 이런 언니가 있는 것을 부러워합니다. 저도 늘 동의합니다. 언니가 있어 나에겐 너무나 행운이라고.
언니의 30대 마지막 생일에 제가 해 줄 수 있는 건 언니한테 고맙고 사랑한다는 말 뿐이네요. 먼 훗날 언니가 저보다 늙고 힘이 들어서 기운이 없을 때 저는 언니에게 보험이 되어주고 싶습니다. 아주 든든한. 보험료도 없고 만기도 없는. 지금은 언니에게 당장 눈에 보이는 크고 좋은 것을 해 줄 수가 없습니다. 그것이 때로는 저를 너무 슬프게 하지만 지금 당장 약속은 할 수 있습니다. 은혜를 갚을 수 있게 이 모자란 동생을 믿고 조금만 기다려 달라구요.
언니야! 큰언니로서 힘들고 어려운 일도 참 많았지만 언제나 그 자리에 변함없이 든든히 있어줘서 고마워. 나는 내가 큰언니였다면 언니만큼 절대 잘 해내지 못했을 거야. 언니가 있어 정말 다행이야. 우리는 복 받았어. 싸랑해!! 태어나줘서 너무나 고마워요. 형부랑 오래오래 행복해야 해~~ 형부도 복 받았어. 언닌 복덩이야 ㅋㅋ
p.s. 언니랑 노래방에 한 번 같이 간 적이 있는데, 언니가 부른 <사람이 꽃보다 아름다워>라는 노래 신청합니다.
어느 결에 반짝이는 꽃눈을 닫고 우렁우렁 잎들을 키우는 사랑이야말로 짙푸른 숲이 되고 산이 되어 메아리로 남는다는 것을. 누가 뭐래도 사람이 꽃보다 아름다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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