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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그땐 내 나이 서른을 기다렸다
어느 그 해 나는
참으로 많이 절망하고 아팠던 시절이었다. 졸업을 하고도 발령이 안났고
지인의 배신으로 갑자기 가세가 기울어서 대책없던 때,
쌀 살 돈 없어서 이웃집에서 빌려서 살았던 때,
죽을 만큼 부모님께 죄송하였던 때.
외할머니가 주시는 이천원의 용돈이 황금이었던 때,
그리고 내 삶의 가치에 대해 많이 아팠던 때.
결국 밥 먹는 고통이 커서 태어나 처음으로 가방을 싸들고 고아원으로 자
원 봉사를 떠났다.
그해 나는 내 나이 서른을 기다렸다,
어서 서른 살만 되어다오. 설마 어떤 모습으로 살아도 이보다는 낫겠지 싶었다.
어떻게 살고 있어도 실망하거나 억울해하거나 울지 않을거라고 생각했다.
어서 세월아 흘러다오, 서른만 되어다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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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흘렀다. 서른이 되었다.
그러나 삶은 녹록치 않음을 느끼게 되었다. 역시 삶은 고통의 연속이며 그
속에서 살고 자신의 삶은 자기가 만들어 간다는 그 깊은 삶의 철학을 깨닫게 되었다.
이젠 서른으로 어서 가기 보다는 서른으로 다시 되돌리고 싶은 시간을 보내고 있으니...
철없던 시절, 아픈 만큼 나는 많이 성숙해졌다.
이제 오십에 들어서며 어서 가거라 보다는 순간 순간 지금이 소중하다.
아껴서 살아간다. 의미있게 시간을 꾸리고 만들어 가는 중이다.
앞으로도 그리 살 것이다.
늙어서야 철이 든 나의 그 시절은 이젠 추억이 되었다.
서른의 숫자에 담긴 나의 지난날을 반추하는 이 시간 지금이 제일 행복하다.
나의 일이 있고, 남편과 아들과 다른 가족들이 있으니 이게 가장 큰 행복아닐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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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시 서른의 숫자를 떠올리게 해준 모닝쇼에 감사드리며 앞으로도 영원히 쭉~~~ 장수하시기를 그리고 그 자리는 은하씨가 있어주실 것을 믿습니다. 개국 30주년 축하하며 마음의 꽃다발을 보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