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MBC

검색
즐거운 오후2시

즐거운 오후2시

14시 05분 로컬방송

[목]즐2 편지쇼

아버지 정말 죄송합니다.그리고 사랑합니다.

아버지 그동안 안녕하셨어요.

아버지께 편지를 쓸려고 며칠전부터 생각했다, 말았다를 몇번 되풀이한것 같습니다.

편지를 쓰면서 생각해보니  제가 아버지께 편지를 쓴것이 군대가서 한번 쓴적이 있는것 같습니다.

뭔지모르게 아버지께 편지를 쓴다는것이 괜히 쑥스럽고, 어색하고, 어려웠나 봅니다.


지난번에  아버지 제사 지내고 산소에 갔었는데 잔디가 많이자라서

아버지 시원하게 해드린다고 잔디깍고 온지가 벌써 한달이 다되 갑니다.

아버지 돌아 가시고 제사 지낼때 마다 아버지 영정사진을 보면서 그때 정말 죄송했습니다. 용서 해주세요.

하고 예기 하지만 제 뉘우침이 아버지에게 전달되지 않는것 같아 항상 마음이 무거웠습니다.

생전에 라디오를 즐겨 들으시던 아버지가  지금도 하늘나라에서 라디오를 듣고 계실것 같아 제마음을 전하려고
 
못쓰는 편지나마 이렇게 아버지께 글로 올려 봅니다.


아버지는 항상 입버릇 처럼 네가 자식들한테 해준것도 없고 하니, 내가 죽는한이 있어도 자식들 신세는 지지않는

다고 말씀하셨죠. 그런데 아버지에게 사정이 생겨 어쩔수없이 집을 팔게 되었고,그후 제가 모시겠다고 하면서

우리집에 가시자고하니까   "어머니랑 시골가서 살다 죽을 란다". 하시다가 어머니가 시골가는거 반대 하니까 

자존심이 강하셨던 아버지는 하는수 없이 어머니 따라 우리집에 오시게 됐지요.


아버지는 우리집에 올때 어머니 때문에 따라 왔지만 처음부터 오기 싫어 했던거 알고 있습니다.

그래도 저는 결혼해서 처음으로 부모님을 모시는거라  어려운점도 있었지만  최선을 다할려고 노력 했답니다.


결국 나는 얼마 안되는 기간동안 부모님을 모시면서 아버지하고 사이만 더나빠진 꼴이 되었습니다.

차라리 처음부터 그냥 시골로 가시게 할걸 하는 생각을 많이 했답니다.


제가 아버지에게  "시골로 내려 갈려면 아버지 혼자 내려 가세요".

왜! 어머니까지 힘들게 하냐고 짜증도 부렸었지요.

그때는 너무 힘들고 아버지가 미워서 나도모르게 그런말이 나온거 같아요

저도 그말 하고나서 많이 후회 했답니다.


결국 아버지는시골로 내려 가셨고,시골로 내려간지 얼마 안돼서  병원에 입원 하셨지요

그리고 입원한지 2달만에 돌아 가셨습니다.

돌아가시기 일주일전에 나는 병원에 갔지만 아버지를 따뜻하게 앉아 주지도 못했고, 사랑한다는 말 한마디

못하고 옆에서 바라만 보고 있었습니다.


아버지 돌아가시고 얼마나 후회했는지 모릅니다.

아버지 하늘나라 에서도 라디오 즐겨 들으시죠. 혹 제가 아버지께 쓴편지가 방송에 나가면 들으시고

옛날에 아버지께서 자식들이 속썩이고 아버지를 이해 못해줄때 니들도 자식낳고 길러보면 부모마음

이해할날이 있을거라 했잖습니까.

아버지를 쏙빼닮은 아들이 뒤늦게야 아버지가 그때 왜그려셨는지 이해하고 용서를 빕니다.

아버지 정말 죄송 합니다.그리고 사랑 합니다.



참 그리고 아버지 다음주 어머니 생신이 있어서 시골에 갑니다.

아버지도 하늘나라에서 어머니생신 축하해 주세요.


010-8329-0419 (홍광식)

신청곡은 아버지가 즐겨들으시던:최희준/하숙생(인생은 나그네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