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즐2 편지쇼
아이의 마음이 고맙습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오늘 사랑하는 제 아들 이야기를 할까 합니다.
사실은 기분 좋은 일이 있어 자랑하고 싶어서 글을 씁니다.ㅋㅋ
올해 6살인 제 아들이 간밤에 갑자기 열이 나기 시작했습니다.
미세먼지 농도가 짙은 날엔 바깥 활동을 자제했어야 하는데..
저희 아이가 워낙 밖에서 뛰노는 걸 좋아하는지라,
미세먼지의 위험성은 아랑곳하지 않고 끝까지 놀겠다는 아이의 고집을 꺾지 못하고
밖에서 놀렸더니 결국 목에 염증이 생긴 것 같았습니다.
열이 나는 아이가 걱정되어 저는 밤새 아이의 몸 상태를 지켜봤습니다.
그리고 아침에 아이가 눈을 떴을 때 목은 어떤지, 많이 아픈지를 묻고,
네가 아프니까 엄마 마음도 아프다고 얘기했습니다.
그랬더니 아이가,
"엄마, 내가 아기 때 엄마가 많이 힘들었지? 내가 아플 때 말이야. 그리고 내가 엄마 뱃속에 있을 때도 힘들었지?" 하고 말하더군요.
뜬금없이 왜 그런 말을 할까 처음엔 의아했는데, 제가 전에 아이에게,
아기 때는 말을 못하니까 아파도 울고 배고파도 울고 응가를 해도 울기만 해서
엄마가 힘들 때도 있었다는 얘기를 했던 것이 생각났습니다.
아마도 아이가 그 말을 기억하고 그런 말을 한 것 같았습니다.
그래서 "응~ 힘들 때도 있었지~"하고 대답해 줬습니다.
그러자 곧바로,
"난 엄마가 좋아. 내가 엄마 뱃속에 있을 때부터 난 엄마를 좋아했어. 엄마, 고맙습니다."
하고 말하는 것이 아니겠어요?
그러면서 저를 꼭 안아주고 등까지 토닥토닥 해 주더라구요.
아픈 자신을 걱정하는 엄마의 모습을 보고 아기 때 엄마가 자신을 어떻게 돌봤는지가 갑자기 떠올랐나 봅니다.
세상에!!!
개구쟁이에 떼도 잘 쓰고 고집도 엄청 센, 그리고 아직도 마냥 아기같기만 한 아들이
그런 말을 할 줄은 상상도 못했습니다.
개구쟁이, 떼쟁이, 고집쟁이이긴 하지만, 또한 애교쟁이에 귀염둥이, 재롱둥이이기도 한 아들이
사실, 평소에도 엄마를 좋아한다는 말은 많이 했었습니다.
그런데 '뱃속에 있을 때부터 좋아했다'는 말은 지금껏 들어본 적이 없었습니다.
더구나 6살 아이가 그런 생각을 했다는 점에서 그 감동은 이루 말할 수 없이 컸습니다.
생각해 보세요.
살면서 부모가 아이에게 '엄마 뱃속에 있을 때부터 좋아했다'는 말을 듣는 사람이 몇 명이나 될까요?ㅋㅋ
저 정말 자랑할 만하지요?^^
오늘 아이의 한마디에 하루가 즐거웠구요,
아이와 제 인생에,
한마디의 말과 따뜻한 포옹으로 서로의 마음을 느끼는 아주 행복한 추억을 하나 더했습니다.
저희 아이가 아주 잘 성장하고 있다는 걸 느꼈고,
앞으로도 지금처럼 밝고 건강하게, 또 씩씩하고 현명하게 자라 주기를 바랍니다.
아, 그리고 모 광고에서도 나왔듯이 앞으로 아이에게 '고맙다'는 말을 많이 하려고 합니다.
오늘 아이한테서 '고맙습니다'라는 말을 들었을 때 그 말이 주는 힘이 얼마나 큰지를 실감했거든요.
즐거운오후2시 청취자 여러분들도 사랑하는 사람, 소중한 사람에게
'고맙다'는 말을 자주 해 보시기를 바라며 글을 마무리하겠습니다.
그럼 안녕히 계세요~^^
* 신청곡은 컬투의 '사랑한다 사랑해'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