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MBC

검색
즐거운 오후2시

즐거운 오후2시

14시 05분 로컬방송

[목]즐2 편지쇼

아버지 죄송합니다

아버지  오늘은 오랜만에 아버지를 불러보고 오랜만에 편지도 써봅니다

아버지와 이별을 한 시간도 벌써 25년이란 세월이 흘러갔지만 언제나 아버지는

제마음 속에 빈의자 하나를 놓으시고 그곳에 앉아계셨어요

제가 살면서 기쁜일로 웃을때는 함께 웃어주시고

내가 아프고 슬퍼서 눈물흘릴때도 아버지는 말없이 곁에 오셔서 제등을 토닥여 주셧지요

아버지 아버지는 저를 많이 못마땅해 하시고 칭찬에 인색하신 아버지가 어린나이에 싫었어요

깨끗하게 청소를 하면 복이 달아난다고 혼내시고 아버지 흰고무신을

반짝반짝하게 작은손으로 닦아 뜨럭에 세워놓으면 신발이 닳아 없어진다고 야단치시는 아버지가

많이도 원망스러웠습니다

한가지 기억에 남는건 제가 황달에 걸려 심하게 아플때 아버지는 바지 저고리속에 꼬깃꼬깃하게

접어 두신 쌈지돈을 엄마에게 주시며 포도좀사다 먹이라고 하시며 엄마 손에 돈을 쥐어주실때

마음속으로 생각했어요

아버지는 나를 정말 미워하시는것이 아닌가 보구나 생각했는데

'빨리 나아야지 많이 먹고 건강해서 폴짝폴짝 뛰어다니는 모습이 보고싶구나'

하시며 머리에 물수건을 올려 주시던 아버지 모습을 보고 가슴이 뭉클했던 기억이 납니다

아버지!

가을이면 지게에 고구마를 가득지시고 고구마를 열가마 넘게 캐다 고구마 우리에 놓으시고

흐믓해하시며 자식들에게 먹일 간식을 위해서 산넘어 고개를 넘으시고 지게에다

그많은걸 지어나르신 아버지  는 지게 무게에 눌려서 등이 굽으신 아버지

우린 아버지가 힘드신것도 모르고 마냥 좋아하던 그 어린시절로 이시간

타임머신을 타고 시간을 잠시 돌려봅니다

아버지가 정원을 가꾸시다 쓰러지시고 3년을 앓아 누우시던 아버지는 얼마나 답답하셨을까요

식구들 말을 들어보면  아버지 는 오늘이

'며칠이냐  지금이 몇시냐 고 물으시던 아버지..

그때 아버지 마음을 헤아리지 못했지만 지금생각하니 마음이 아프네요

아버지 제가 결혼 하는 날 아침 아버지는  저고리주머니 에서  꼭꼭 접은1000원짜리 5장을 꺼내

제손에쥐어 주시며 신혼 여행 가서  맛있는것 사먹거라하시며 제손 을꼬-옥 만지시며 아버지가  

네    결혼식에도 가서 우리 딸 드레스 입은 예쁜 모습 도 보고싶고 손도 잡아 주고 싶지만

아버지 가 많이 미안하다 라고 말씀 하실 때 울컥 하시던  그때 아버지 모습이 지금도 눈에 선합니다.

결혼 후 친정 옆에 살면서  자주 들리면 네가 잔정이 제일 많구나  하시면서 눈이 안보이신다고 하시면서도  

돌아가시기 전날 써 놓으신 일기를 보았습니다.

딸아 행복하게 잘 살거라  하신 그말씀이 아직도 기억에  생생합니다.

지금도 가을 이 오면 빨간 사과를 보면우리 아버지가 생각납니다.

아버지 옷차림이 남루하셨어도  반짝 거리는 구두가 아니드라도 흰 고무신이 달아떨어질까

걱정하시는 우리 아버지 모든것이 풍족해서 자식을 사랑하는것 보다 가난하고 부족함 속에서 주신

우리 아버지에 사랑 은 세상에서 가장 소중하고   무엇과도 비교할수 없는 귀한 사랑이었습니다

아버지 고맙습니다. 그리고 죄송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