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오늘은 지자체 단속의 한계로
끊이질 않는 폐기물 불법 매립 문제를
집중 보도합니다.
이번엔 보령입니다.
보령 성주산 자락에 토지주가 천 톤 넘는
폐기물을 불법으로 매립했다가 적발됐습니다.
주민들은 여러 해 동안 악취와 썩은 물로
고통을 호소하고 있습니다.
먼저 이승섭 기자입니다.
◀리포트▶
굴삭기가 땅을 파내려 가자
한가득 묻힌 검은 폐기물이 모습을 드러냅니다.
대형 화물차에 싣고 또 실어도 끝이 없습니다.
이 땅의 주인이 몰래 묻은 폐기물입니다.
인근 주민
"여기는 구덩이 엄청 판 데에요.
다 냄새나는 거예요. (토지주가) 다 섞어놓고는
'냄새 안 나네요.' 이러고 있어요."
산자락을 따라 흐르는 계곡물과 바위에는
이물질이 잔뜩 끼어 있고,
심한 악취와 벌레가 가득합니다.
주민들은 4년 전부터 산 주변에서
냄새가 나기 시작했다고 말합니다.
이곳에서 과수원을 운영해
퇴비를 준 것이라는 토지주의 말과 달리
악취는 좀처럼 가시지 않았습니다.
게다가 이 마을 2백여 가구 주민들은
지하수를 식수로 쓰는데,
1급수였던 계곡물까지 오염됐다며
우려하고 있습니다.
김미나 인근 주민
"여기 주변이 전부 탄광 지역이라서 침출수가
들어가게 되면 급속도로 들어갈 거예요.
수도가 없기 때문에 그래서 그것이 제일
염려가 되죠."
보령시의 조사 결과 토지주는 허가 없이
산을 깎고, 땅을 파헤쳐 자신의 땅 2천3백㎡에
젓갈류의 폐기물을 천 5백 톤 이상
매립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보령시 관계자
"자기가 한 사실에 대해서 인정하고 있고요.
그 부분에 대해서 명확히 치우겠다고
저희에게 답변한 상태입니다."
지난 5월, 예산과 홍성에서
폐기물을 몰래 파묻은 골재 업체가 적발되는 등
불법 매립이 끊이지 않고 있지만,
단속은 녹록지 않습니다.
사업장에서 폐기물의 양을 허위로 신고하거나
신고한 폐기물 이외의 것을 함부로 버리더라도
지자체가 일일이 확인하기 어렵고,
불법 매립이 의심되는 곳이라도 물적 증거가
없으면 조치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보령시 특별사법경찰은 토지주를 입건했고,
이달 말까지 내린 원상 복구 명령을
이행하는 대로 정확한 폐기물 매립 경위를
조사한 뒤 검찰에 송치할 계획입니다.
MBC 뉴스 이승섭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