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지난해 당진 부곡공단에서 땅과 건물 곳곳이
주저앉는 심한 땅꺼짐이 발생했는데요.
그 원인이 한국전력의 전력구 공사 때문이라는 연구 보고서가 나왔습니다.
하지만 한전 측이 의뢰해 만든 이 보고서에는
공사에 따른 피해 지역은 제한적이라고 명시해
피해 업체들과 당진시는 믿을 수 없다고
반발하고 있습니다.
김윤미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땅과 건물 곳곳이 주저앉고, 금이 가거나
갈라졌던 당진 부곡공단.
이런 심한 땅꺼짐 현상이 한국전력공사가
진행한 전력구 공사 탓이라는 연구 보고서가
나왔습니다.
최근 당진시에 전달된 이 보고서에는
땅속으로 전기공급시설을 만들기 위해
지하 60m까지 파 내려가는 도중 많은 양의
지하수가 나와 이를 퍼냈고, 이것이 땅이
내려앉는 원인이 됐다고 적혀 있습니다.
그러나 공사로 상태가 악화되기는 했지만
매립지라는 부지 특성상 공사 전부터 긴 시간
비슷한 균열과 침하가 존재했던 것이 각종
자료와 사진에서 확인됐고,
결과적으로 공사 시작점에서 200m 안팎,
도착점에서는 100m 안팎만 영향을 받았고,
최대 21.8cm가 내려앉아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밝혔습니다.
용역을 맡긴 한전 측은 공사 영향으로 확인된
피해 업체 7곳에 대해 보수와 보강에 나설
예정이라면서도 피해 범위는 일부분이라고
선을 그었습니다.
◀INT▶
조현준/한국전력공사 중부건설본부 차장
"연구 용역과 위성 측량을 통해서 확인한 결과, 저희 공사 이전부터 공단 일부 지역에서 지속적으로 침하가 진행되고 있다는 것이 확인되었습니다."
29곳에 달하는 피해업체들은
한전이 유리한 정보만을 제공해 작성된
엉터리 보고서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습니다.
보고서 내용상 영향권 밖이라는 업체들도
최근 1~2년 사이 급격히 땅이 꺼진 데다 일부 도로의 경우 40cm나 내려앉았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송근상/한전 전력구공사 비상대책위원장]
"500m 이상 피해 지역이 나타나고 있기 때문에
터널학회에서 나온 보고서는 여기 현실하고
전혀 동떨어진 보고서가 아닌가..."
당진시도 지하수 수위에 대한 분석만 있을 뿐
얼마나 많은 양의 지하수를 퍼내 사태를
악화시켰는지 기록도 확인할 수 없다며
신뢰성에 의문을 제기했습니다.
최근 사태를 재난으로 격상해 대책본부를 꾸린 당진시는 공사 인허가 절차상 위법이 없었는지
면밀히 살펴 한전을 고발하겠다는 입장입니다.
[김홍장/당진시장]
"면밀히 검토해서 이것에 대한 문제점이 있다면 이거에 대한 행정조치, 또 이후에 법적 조치까지도 검토하고 있습니다."
피해업체들은 자체적으로 지하 15m 땅속을
탐사해 보니 곳곳에 커다란 구멍, 씽크홀이
발견됐다며 별도로 용역을 진행해 원인을
규명하겠다는 계획입니다.
현재까지 추정 피해 규모만 약 천억 원에
달하는 당진 부곡공단 땅꺼짐 현상.
발생한 지 1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속시원한
해답은 나오지 않고 있습니다.
MBC 뉴스 김윤미입니다.
(영상취재: 윤재식, 그래픽: 정소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