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고나 재해 등으로 얻은 기억으로
일상생활에서 고통을 겪는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PTSD라고 하죠.
국내 연구진이 PTSD를 치료할 수 있는
근본적인 치료기제를 세계 최초로
밝혀냈습니다.
김태욱 기자입니다.
◀리포트▶
세월호 참사 대구지하철 화재사고에서
살아남은 사람들이나 유가족들은 시간이
흐른 뒤에도 고통스러운 기억을 지우기가
어렵습니다.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PTSD는
일상생활에 지장을 주는 정신질환으로
환자수는 지난 2015년 7,200여 명에서
5년 만에 45.4%나 증가했습니다.
재해나 사고 현장에 가장 먼저 나서야 하는
소방관이나 경찰관에게서도 많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최양선 / 대전경찰청 직장협의회장
"자기도 모르게 면역력이 약하거나 피곤하거나 할 때는 불현듯 (힘든 기억이) 나타난다는
사람들이 되게 많이 있어요."
국내 연구진이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를
근본적으로 제어할 수 있는 약물이 어떻게
효과를 내는지 세계 최초로 규명했습니다.
쥐를 활용한 동물실험에서 특정 소리와
전기적 충격을 함께 가했을 경우, 나중에
소리만 들려줘도 전기충격을 기억해 몸을
움츠리는 이른바 프리징 현상을 보이는데,
연구팀이 임상시험 약물 NYX-783을 실험쥐에
투여했더니 일종의 PTSD라 할 수 있는
'프리징' 현상이 눈에 띄게 줄었습니다.
이 약물이 뇌 신호전달물질 수용체에 작용해
신경기능을 조절하는 단백질을 만들어내면서
공포스런 기억이 떠오르는 걸 제어하는
원리를 밝혀 낸 겁니다.
이보영 / 기초과학연구원 인지 및 사회성
연구단 연구위원
"공포를 경험하게 되면 공포를 기억하게
되는데요. NYX-783이라는 약물을 처리 했을 때 동물모델에서 공포 기억이 억제가 된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세계적인 뇌과학 학술지인
분자정신의학지, Molecular Psychiatry
(몰레큘라 싸이키아트리)에 게재됐으며,
앞으로 PTSD 환자를 위한 치료제 개발에도
속도가 붙을 전망입니다.
MBC뉴스 김태욱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