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동물의 권리, 동물 복지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동물원의 사육 환경에
대한 문제 제기도 많아지고 있죠,
실제 대전의 한 동물원에 있는
맹수들에게서 이상행동이 확인돼
사육 환경을 개선해야 한다는 요구가
잇따르고 있습니다.
김광연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유리창 너머 사육장 안,
검은 재규어 한 마리가 벽 쪽으로
다가가더니 앞발을 들고 일어서서
머리를 뒤로 젖힙니다.
사육장 내부를 맴돌고,
같은 행동을 반복하기를 여러 차례.
갇혀 사는 동물들에게서 흔히 나타나는
의미 없이 틀에 박힌 행동을 반복하는,
이른바 정형 행동입니다.
안희권 / 충남대학교 교수(전화 인터뷰)
"정형 행동은 대표적인 이상행동 중 하나인데,
이상행동이 나타난다라고 하는 것은 이런
불량 환경에 오랫동안 노출돼서 축적된
스트레스로 인해서 나타나는 것이기 때문에.."
비좁고 바람이 통하지 않는 등
야생성을 발휘하기 어려운 환경에서 지내며
원치 않는 인간과의 접촉 등으로 인한
스트레스가 이런 행동의 원인으로 꼽힙니다.
이 동물원에는 비슷한 환경에서
맹수 10여 마리를 키우고 있습니다.
관람객 입장에서도 이상 행동을 하는
동물을 보는 건 역시 불편한 상황,
대전시에는 시설 개선을 요구하는
민원이 여러 건 접수됐고
청와대 국민청원도 올라왔습니다.
관람객
"큰 동물이 살기에는 너무 좁은 환경인 것
같고 별로 보기에도 안 좋아 보여요."
당장 법적인 문제는 없습니다.
현재의 사육장도 법적 기준보다는
2배 이상 큽니다.
하지만 동물원 측도 더 나은 환경이
필요하다는 데는 동의합니다.
장진호 / 신라애니멀그룹 본부장
"(지금보다) 2배 이상 더 크게 (만들려고)
계획하고 있었고요. 허가도 다 받은 상황에서
코로나로 인해서 영업이 많이 힘들어지면서
계획이 좀 미뤄져서..현재 상황으로는 아마
내년 봄쯤에는 공사를 진행을 해서..."
동물보호 단체들은 현재의 사육시설
면적 기준 등이 동물 복지 관점에서는
미흡하다며 더 강화해야 한다고 지적합니다.
환경부는 올해 안에 등록제인
동물원 운영 방식을 허가제로 바꾸고,
사자나 호랑이 등 대형 포유류를
사육하려면 야외 방사장을 반드시
갖추도록 관련 법령을 개정할 방침입니다.
MBC뉴스 김광연입니다.
(영상취재: 신규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