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 말하고 생각하는 건 물론,
행동과 감정까지 조절하는
핵심 신체기관이 바로 뇌인데요.
이런 복잡한 뇌의 기능을
마치 전원을 켜고 끄는 것처럼
간단히 빛만 쪼여 조절할 수 있는
기술이 개발됐습니다.
김윤미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리포트▶
사람이 말하거나 생각하고, 감정을 느끼거나
행동을 조절하는 과정의 핵심인 뇌의 활성화.
이는 신경세포인 뉴런 사이로
신경전달물질이 분비되며 이뤄지는데,
지나치면 뇌전증 등 질환을 일으킵니다.
단순히 빛을 쪼이는 것만으로도
이런 신경전달물질 분비를 자유롭게 조절하는
기술을 국내 연구진이 개발했습니다.
빛에 반응하는 단백질 등 2가지 단백질을
뇌세포 속에 넣은 뒤, (투명CG) 파란빛을
쪼이자 신경전달물질이 담긴
세포 속 주머니인 소낭이 덩어리처럼 뭉쳐
신경전달물질 분비를 억제하는 겁니다.
마치 전원을 켜고 끄는 것처럼
빛을 쪼이거나 꺼 뇌의 기능을 조절합니다.
원종하/기초과학연구원 박사후연구원
"빛을 주게 돼서 뇌세포의 활성을 억제할 수 있는 시스템이에요. 빛을 끄고 나서 15분에서 30분 정도가 되면 뭉쳤던 소낭들이 풀리게 되고, 다시 이전처럼 소낭이 분비를 할 수 있게 되는 기술입니다."
실제 동물실험을 통해 흥분 상태가
파란빛을 가하자 절반 수준으로 뚝 떨어졌고, 제거하면 15분 뒤 회복되는 것이 확인됐습니다.
뇌 기능의 문제로 생기는 다양한 질환은 물론,
공포스러운 상황을 겪은 뒤 생긴 기억, 감정도
같은 상황이 닥쳤을 때 빛을 이용해
빠르게 억제할 수 있다는 얘기입니다.
이창준
/기초과학연구원 인지 및 사회성 연구단장
"다양한 질병, 특히 뇌전증, 근육 경련, 또 나쁜 감정 혹은 공포 기억을 억제하는 데 잘 쓰일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특히, 부위별 기능이 모두 밝혀지지 않은
뇌의 회로 지도 완성에도 큰 도움이 될
이번 기술은 국제 학술지 '뉴런'의
온라인판에 공개됐습니다.
MBC 뉴스 김윤미입니다.
(영상취재: 김정훈, 김준영
그래픽: 조대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