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아프리카돼지열병을 차단하기 위해
도심에 출몰하는 야생 멧돼지는 지자체에
등록된 엽사들이 동원돼 사냥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렇게 잡은 멧돼지는 땅에 뭍거나
태워야한다고 합니다.
하지만 이들 엽사들 가운데 불법으로
도축하는 사람들이 있어 문제가 되고 있다고
합니다.
당국이 조사에 나섰습니다.
이승섭 기자입니다.
◀ 리포트 ▶
작년 10월 14일,
세종시에 나타난 멧돼지 한 마리.
도심 이곳저곳을 휘젓고 다니며
30여 분 동안 시민들을 위협했지만,
결국 포획에는 실패했습니다.
석달이 지난 지난 15일,
또다시 세종시에 멧돼지가 나타났습니다.
이번에도 엽사로 구성된
유해조수구제단이 투입됐는데,
멧돼지를 잡았다는
보고는 올라오지 않았습니다.
그날 저녁, 세종시 외곽의 한 사업장에
경찰과 시청 환경 단속반이 들이닥칩니다.
세종시 단속반
"안녕하세요. 시청에서 나왔어요."
건물 뒷편 어둑한 곳에선
커다란 고깃덩어리가
부위별로 해체되고 있습니다.
냉동고 안엔 꽁꽁 얼려놓은
고기가 가득 찼습니다.
적발된 남성
"내가 키워서 내가 그냥 여기 주변 사람들하고 같이 나눠 먹으려고 잡은 거야."
직접 키운다고 했지만
실제론 야생 멧돼지였고,
같이 나눠 먹으려고 했다던
주변 사람 2명은
유해조수구제단에 소속된 엽사들이었습니다.
몇 시간 전, 도심에 나타난
멧돼지를 직접 잡아놓고도
세종시에 보고하지 않은 겁니다.
아프리카돼지열병 감염 여부를
확인하기 위한 검사 의뢰도 없었습니다.
세종시 관계자
"구제단들이 이곳저곳 이동을 해서
포획하기 때문에 저희가 일일이
따라다닐 순 없고요."
돼지열병을 차단하기 위해
2년 전부터는 포획한 멧돼지를 반드시
땅에 묻거나 태워 없애야 됩니다.
대신 포획한 사람에겐
한 마리당 20만 원의 포상금이 지급됩니다.
하지만 기생충 감염 우려가 있는데도 불구하고 몸에 좋다고 소문이 나는 바람에,
야생 멧돼지의 쓸개는 포상금보다 비싼
최대 100만원에 밀거래되고 있습니다.
적발된 엽사는 사냥개 먹이로 쓰기 위해
멧돼지를 도축했다고 주장했지만,
당국은 야생 멧돼지 불법 밀거래가
이뤄졌는지 여부를 조사할 계획입니다.
MBC뉴스 이승섭입니다.